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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투 Dec 27. 2023

비 바람에 흔들리는 창가 너머로

내 사랑을 붙잡고 아프게 하는 나

비 바람에 흔들리는 창가 너머로

저 멀리 외로이 우산 쓰고 걸어가는 너를 보네


축 처진 어깨가 안쓰러운 내 사랑

내가 어떻게 해야 당신을 놓을 수 있으려나


몇 걸음 내 시야에서 벗어나지도 못했는데

나는 또 그새를 못 참고 너를 안아버린다

그냥 가버리지 못하게

여린 손에 꼭 쥔 우산 

비 쏟아지는 바닥에 떨어뜨리고


안타깝게 안아주고 싶던 그 어깨

빗물에 다 적시고

네 얼굴 한번 바라보고 그저

너에게 입맞춰 버린다.


내 사랑은 또 나를 떠나가지 못해서

기어이 옷을 버리고 신발을 버리고

마음을 버리고 몸을 버리고

또 내 앞에서 한없이 무너지네


너의 눈에서 흐르는 건 하늘의 눈물일까

너의 마음일까

사실 그런 것은 중요치 않지


네가 울어도 나는 너를 놔줄 수 없고

네가 나를 떠나겠다 해도 놓을 수 없으니

이럴거면 그저 창가 너머로 너를 바라보기만 할걸

후회하다가도 날 밀어내지 못하는 너를 보며

그래도 붙잡길 잘했다며 한없이 안쓰럽게

너를 어루만진다.


아.

아-

아-.


어쩌면 좋을까요.

대체 어쩌면 좋을까요.

작렬하는 태양을 끌어안는 것처럼

감당이 안 되는 이 사람이 이 사랑이

여전히 내 마음에서 영원한 백야처럼

져버리질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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