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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투 Jan 01. 2024

벅차게

당신의 모든 것이

차가운 겨울

여전히 얇은 옷을 입는 당신

그 어깨가 왜이리 안쓰러워 보이는지

늘어난 옷 사이로 보이는 마른 몸이

왜이리 안쓰러운지


안아버리면 부서질까,

참으로 나는 너무 겁쟁이라,

빨갛게 얼어있는 손 한번

잡아주지 못하고

되려 뒷걸음질쳐

당신을 하얀 눈 위에 올려둔다


몇걸음 도망 못 가고

나는 당신을 벅차게 안아버린다

작은 어깨가 내 품안에서

다 부서져라, 그렇게 안아버렸다


그 작고 마른 손으로

내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는 당신

그 손길에 나는 그저 하염없이

눈물만 흘린다


그 작은 몸이 주는 온기가

이 추운 겨울에 너무나 벅차서

나같은 사람에게 너무나 벅차고 벅차서

하염없이

하염없이

나는 무너지고, 울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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