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였어요
요리사 튜토리얼 1화
"그렇게 해서 설거지를 언제 다 끝내겠니,
이렇게 해야지"
"세제 많이 쓴다고 좋은 거 아니다?
그리고 나무 식기는 세제 쓰면 안 돼"
"그리고 내일은 새벽 출근 가능하지?
5시에 오면 돼"
내 나이 스물. 아니지 어제부로 나는
스물 한 살이 되었다.
"쓰레기장 어딘지 알겠지?
약도 그려줬으니까 잘 찾아가"
그리고 스물 한 살이 됨과 동시에 인생 제일 큰 위기를 맞았다. 시작한지 2일밖에 안 된 아르바이트. 첫 업무는 쓰레기 버리고 오기.
물기에 젖어 점점 흐려지는 종이 한 장을 들고 10분째 쓰레기장을 찾고 있다.
아, 어쩌다 내가 이렇게 됐더라?
고등학교 3학년? 1학년?
아니야 중학교..에서 좀 더 내려가서
초등학교 6학년. 난 초등학교 6학년 때 양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땄다.
흠, 필기는 두 번만에 붙었고 4달 배운 실기는
한 번에 붙었다.
요리를 엄청 좋아했었냐고? 그럴 리가.
요리에 재능이 있다고? 더더욱 아니다.
특별히 요리를 꿈으로 갖게 된 강렬한 계기가 있었냐고?
절절절대 아니다.
그당시 나는 학교가 끝나면 집에 와서 tv만
주구장창 보고 있던 애니메이션 중독자였다.
그때 한창 유행하던 제과제빵 애니메이션이 있었는데 그걸 보고 그냥 빵 먹고싶어서 요리학원에 가게 된 것이다.
지금이야 요리 시장이 넓어져서 학원도 많고
셰프들도 영상에 활발히 나오지만 나 때만 해도
요리는 그닥 스포트 라이트를 받지 못 했다.
어쨌든, 그당시 건물 꼭대기에 있던 요리 학원에는
제과제빵 클래스가 없었고 나는 얼떨결에
양식조리 수업을 등록해버렸다.
그렇게 시작해서 취득한 자격증만 8개,
본격적인 요리사가 되기 위한 밑거름으로
시작한 나의 첫 요리 커리어는
"죄송한데 여기 쓰레기장이 어디일까요..?"
지금 막 박살날지도 모르는 위기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