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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승현 Feb 01. 2024

아버지 사업이 망하고, 학교를 휴학했다.

 어느 순간 아버지의 사업이 망했다. 어쩌면 그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대학교 1학년때부터 아버지의 가게에서 알바를 하며 1학기가 끝나자 아버지의 가게에서 알바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


 사실 웃긴 점은 아버지는 사업을 하면서도 집에 돈을 가져다준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어머니에게 항상 돈을 빌려가며 나에게는 주말 야간알바를 시키며 나는 학교가 끝나고 야간알바를 해야만 했지만 최저시급도 받지 못했고 1주일에 10만 원 정도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야간알바를 옮기고 일급이 12만 원이었다)


  물론 1학년 2학기에는 주말알바를 직접 구해 토요일 오전에는 편의점알바를 하고 오후에는 PC카페 매니저를 하며 학교를 다녔다. 사실 버는 돈이 4배 정도 늘어나 학교생활 자체는 매우 풍족했지만 성적이 떨어지고 공부할 시간이 없으니 도저히 학교를 다니지 못했다.


 그와 동시에 집에 가면 아버지 어머니는 만날 때마다 갈등이 생겼고 집안분위기도 안 좋아져 알바를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반동일까 학교에서 시험공부할 시간도 부족하고 집에서는 공부도 손에 안 잡혀 어머니에게, "용돈도 안 주면서 학교를 어떻게 다니라는 거야" 라며 화를 내었다. 


 사실 회고하자면 그 당시의 나에게는 가정상황이 너무나도 불안했고 힘들었으며 내가 감당하기는 무거운 짐이라 그냥 어머니에게 내 감정을 배출해 버린 쓰레기 같고 멍청한 행동이었다.


 솔직히 지금생각해도 독립성 없고 부족한 내 모습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 너무나도 부끄럽지만 그 당시에 나는 참 많이 어렸고 책임감도 없는 사람이었다는 걸 인정한다. 


  학교를 휴학해고 한두 달 동안 우울해져 집밖으로 나가지 않던 나를 보며 어머니는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그래도 운이 따른 것일까 우연하게 카페매니저 자리를 받아 2~3개월은 카페머니 져를 하였고 8월에 다니던 대학에서 진행하는 사무보조 6개월 정도 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아버지는 내가 휴학 중에도 할아버지의 모텔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솔직히 마주치는 일은 별로 없이 대화를 많이 하지 않았다.

  

 사실 거기서 그만두고 자기 길을 찾겠다며 대형면허를 따고 나름대로 노력이란 걸 했다고 하지만, 글쎄 이미 사업도 망하고 버스회사를 들어가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그리 좋게 보이지는 않았다. 


 그 당시에 했던 대화가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나를 잡고 하는 말이 대단한 혜안을 얻은 냥 "승현아 자격증을 무조건 따라 자격증이 인생의 전부다."라고 말하는 모습에 더욱더 실망이 컸다.


 지금회고해 보면 이때부터였던 건가 싶다. 무책임한 아버지를 싫어 하계 된 계기가 물론 그 이후 매일 출퇴근을 하니 점점 마주칠 일은 없어졌고 내가 회사에서 가지게 되는 고민은 주로 어머니와 이야기를 하고 방향성을 잡았다.


 말해 뭐 하랴 아버지에게 이야기를 꺼냈을 때 싸워라 쟁취해라 라는 마초적인 대답이나 잘해주지 말아라 등의 1차원적인 대답들 이후에 더더욱 대화를 안 하게 된 것도 사실이고, 몇 번의 질문 후 아 내가 질문을 해봐야 내 질문을 진지하게 고민을 안 해주는구나 자체를 알게 된 것도 생각보다 서글픈 일이었다.


 그에 대한 반동일까 그때부터 더더욱 철학적인 사고나 내 정의를 내리는 것이 중요해졌다.


 어느 순간부터 내 머릿속은 아버지처럼 살지 말아야지 더노력해야지 하며, 방 안에서 더욱더 책을 읽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집에서도 어머니하고만 대화를 하는 삶을 살게 되었고 아버지라는 사람자체가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을 그때부터 가지게 된 것 같다.


 회고를 하며 과거를 돌아보니 그 시점의 내가 한심하고 멍청해 보인다. 나는 비겁하고 부족한 사람이었고 왜 20~22살까지 여자친구가 없었는지 돌이켜보면 이제는 알 것 같다.


 다만 나에 대한 자기변호를 조금만 하자면 집에 돌아갈 때 불안정안 가정상황에서 얻는 스트레스 자체가 무척이나 크고 감당하기 어려운 짐이었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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