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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물의집 Jul 09. 2015

잡지 AROUND

일상과 일탈 사이의 여행가이드

어라운드를 처음에 어떻게 알았더라?


2013년 2월, 세번째 어라운드를 통해 이 잡지를 알게 되었다. 아마도 어라운드를 닮아있는 어떤 곳에서 처음 보게 됐던 것 같다.

잡지는 대부분 비슷한 템플릿으로 전개되는데 앞 부분엔 주요 광고(비싼땅)와 에디터의 글, 목차가 있기 마련. 처음 어라운드의 표지를 넘기고 목차 아래 잡지를 소개하는 짤막한 글을 봤다. 그 순간, 이 잡지에 순식간에 휘말렸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당신 주변의 시간은 조금 느리게 흐릅니다.

마법의 주문 같았다. 또박또박 한단어한단어를 새기며 따라 읽는데.. 정말로 그렇게 될 것만 같았다.

애벌빨래마냥 잡지를 쓱~ 훑어봤다. 이미지와 구성, 제목 같은 것을 보며 무척이나 따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바로 땡스북스에 가서 창간호와 2호, 3호를 샀던 것으로 기억한다. (창간호에 다소 집착함)

AROUND는 라이프 스타일 매거진입니다.
의식주라는 의위적인 혜택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자연 속에서 우리들이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정리되지 않은 순수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재조명 하고 새로운 문화의 한 형태로 자리 잡을 수 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단순히 상품을 소개하기 보다는 "이 상품이 왜 필요한가",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활동의 의미를 단지 생산과 연관된 움직임으로만 생각했던 사람들도 점차 자신을 위한 여가시간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여가시간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캠핑, 자전거, 등산, 피크닉, 여행 등을 통해 자연을 떠나 바쁜 도시생활로 지친 사람들에게 휴식과 정신적인 치유, 여가의 시간을 제시합니다. 그런 느린 속에서 주변 사람, 자연을 돌아보게 되기를 바랍니다. 소소한 일상에서 가족과 친구들의 행복한 순간을 담은 사진, 글을 넘길 때마다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길 바랍니다.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여행다녀온 기분

어라운드 스스로 소개하는 글에서처럼, 어라운드는 캠핑이나 여행을 주로 다루고 있어서 여행잡지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런데 계속 읽다 보면 묘하게 지극히 일상적인 느낌을 받기도 한다. 국내나 해외, 숲이나 도시 다양한 장소를 소개하다 보니 '여기 가봐야겠다'하며 체크해두기도 하지만, 그냥 진짜 그곳에서 같은 느낌을 받다 빠져나오는.. 잠시 소설책을 읽은 기분이 크게 든다. 정보를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마음까지 움직이기는 어렵다. 아마 어라운드는 정보를 주면서도 마음을 울리는, 그 어려운 일을 살금살금 해내고 있는 것 같다.   


* 제목만 봐도 따듯한 어라운드의 테마들

봄날의 식탁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도시와 친해지는 방법
초록빛 겨울나기
바르셀로나에 불시착
성실한 관찰자
노래를 만드는 마음음
재료의 산책 - 양배추

솔직히 초반 어라운드에는 약간 아쉬움이 있었다.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은은한 사진이나 이미지들에 비해 필력이 좀 약하단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런데 작년에 몇 달을 못 보고 지나치다가 오랜만에 어라운드를 다시 보면서 깜짝 놀랐다. 글의 흐름이 너무 좋아졌단 생각이 들었다. 신생 잡지가 일년, 이년, 버텨나가는게 참 쉽지 않을 텐데 계속 발전하고 있는 모습이 마구 느껴져서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어느덧 스물여섯권의 어라운드가 나왔다.

2012년 처음 3권까지는 계간지(봄/여름/가을/겨울)인가 싶었는데, 2013년부터는 두 달에 한 권씩 홀수달에 나오더니, 2014년부터는 매달 발행되고 있다.(7+8월은 합본)(휴가가시는듯)

가격은 처음부터 여전히 15,000원. 언젠가부터는 잡지 발행 뿐 아니라 제품을 만들고,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더 재미난 일들을 거침없이 해내고 있는 것 같다.


어라운드가 담고 있는 느낌은 어쩌면 상당히 요즘 유행하는 것들일지도 모른다. 캠핑이나 각종 취미들, 연남동이나 서촌의 가게, 파스텔톤의 일러스트 등 어라운드라는 이름으로 감싸는 그 느낌은 분명 어디선가 느껴본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근데 그게 싫지도 질리지도 않는다. 아마 지금 한창 유행 중인 이 바람이 지나가더라도. 조금 거품이 가라앉더라도. 어라운드는 덤덤하게 오래도록 이런 느낌의 가게, 공간을 수줍어하며 알려줄 것 같은 믿음이 생겼나보다.



어라운드를 살 수 있는 곳

http://www.a-round.kr/stockists.html


어라운드 사러 서점가야겠어요. 이번 7, 8월 합본호 표지가 엄청 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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