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매일 살아가는 것
'점심 뭐 먹지?'
'저녁 뭐 먹지?'
식사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질문이다. 사실 한 동안 이러한 질문을 할 여유가 없었다. 자취하는 동안에 식사는 언제나 계란프라이에 케첩과 밥을 비벼 먹는 것으로 정해져 있었다. 따로 요리를 하거나 밖에 나가서 사 먹을 돈도, 에너지도 부족했다. 하지만 최근에 본가로 돌아와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면서 '밥'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하게 되었다. 점심에 김밥을 먹을까 면을 먹을까부터 시작해서 오후 3시 즈음에는 '밖에 나가 커피 한 잔 마셔야지'라고 생각할 여유가 생겼다. 삶이라는 게 아이러니하다.
그러면서 가장 와닿는 느낌은 '그렇게 매일 살아가는 것'이라는 점이다. 이상적인 삶, 매일 놀고 좋은 곳에 다니는 삶을 꿈꾸어왔다. 특히 SNS의 영향을 많이 받았었는데, 다른 이들의 게시글이나 스토리만 보아도 매일 좋은 곳만 다니는 거 같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거기에 올리는 순간들은 언제나 '좋은 순간'들에 한정되어 있다. 나 또한 기억될만한 것만 올리기도 하고 말이다. 삶은 그런 순간들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지루하고 힘들고 고된 시간들이 훨씬 길다. 우리는 시험 하나를 위해 몇 년 동안 공부하고 좋은 성적을 받으면 그 순간 기뻐한다.
밥을 먹고 공부하고 일하고 자고 반복한다. 그리고 매일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샌가 반짝이는 순간이 찾아오는 것이다. 사실 그런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어려웠다. 매일은 그렇게 성실하게 살지도 않았고, 오히려 이상적인 삶에 눈길이 갔으니 말이다. 하지만 최근에서야 이런 현실이 보이면서 반복되는 삶 속에서 찾는 행복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점심에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행복과 두 발 뻗고 자는 행복. 매일이 반복됨에 감사함을 가지게 된다. 딱히 찬란한 순간이 없어도 말이다.
'먹고살려고 하는 거죠'
좋아하는 게임 유튜버가 하는 말이다. 정말 나이가 들수록 와닿는 말이다. 큰 꿈에 젖어 몰랐었지만 현실은 먹고사는 것조차 버거운 세상이었다. 그리고 그것만 해낼 수 있어도 충분히 잘 살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일어나서 점심을 먹고 공부하고 일하고 저녁을 먹고 잠에 들 준비를 한다. 이런 하루를 가짐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