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섯 Feb 23. 2017

숨결이 바람 될 때

읽다 느낀 이야기

0. 점심을 먹으러 나가서는 서점에서 책 한 권을 만났다. 고작 한 열장쯔음 읽었는데 꽤 잘 읽히는 거다. 요즘 통 독서를 멀리했던 것 같아서 마음에 가책도 있었고 훌쩍 한 권 읽어볼까? 싶었다. 베스트셀러였고 책 표지와 띠지에 온통 추천사로 가득해서 영 찜찜했고.. 죽음을 주제로 다룬 책이라 아주 잠깐 망설이긴 했지만..


1. 주로 책은 인터넷서점에서 산다. 가격은 별 차이 안 나는데 왜인지 서점에서 사면 충동구매하는 느낌도 조금 들고. 서점에서는 여간 손이 잘 안 간다. 하지만 yes24 당일배송에 속았지. 지금 주문하면 내일 온다고 하더니 모레 왔다. 흑


2. 영화든 드라마든 책이든 사전 정보를 참고하기보다는 모른 채로 경험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잘 모셔뒀다가 침대에 누워 책을 폈다. 자연스러운 표현과 리듬감 있는 문장 흐름. 정말 잘 읽혔다. 총 3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을 소개하자면.. 1장 - 돌아보기, 2장 - 앞으로 나아가기, 3장 - 다시 돌아보기. 정도 일 것 같은데 책의 반절 정도에 해당하는 1장을 금세(약 1시간 반) 주파했다. 가까운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았고 다소 공감하기 어려운 상황이나 주제임에 불구하고 많은 부분에서 공감했다.


3. 차에 두고 짬이 나면 읽으려다가, 그렇게 또 1주일이 지나버렸다. 우연히 공항에서 두 시간을 홀로 보내게 됐는데 마침 책 생각이 나서, 두 시간을 채울 요량으로 나머지 장들을 펼쳤다.


4. 단어 단어로 구성된 문장들이 마치 영화를 보거나 실제 일어난 일을 회상하는 것처럼 내 머릿속을 채웠다. 생동감이 얼마나 느껴지는지 마음은 바쁘게 요동치고, 마치 살아있는 감정 속에 있는 것만 같았다. 멀게만 느껴졌던 결혼과 사랑, 육아. 그리고 나와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과정이나 방법에 대해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무방비 상태였던 내 마음에 큰 감정의 소용돌이가 생겨버렸다. 이야기의 전개보다는 글쓴이가 겪은 시간과 처한 상황 속에서 이루어지는 수많은 사고와 지혜로운 판단은 경이롭기 그지없다. 그리고 경외는 자연스레 공감으로 이어진다. 분명 쉽게 공감하기 어려운 주제임이 분명한데 내 일처럼 느껴지니까


5. 삶도 과정이고 어쩌면 순간이다. 어떤 순간도 돌이킬 수 없다. 내 생이 존재하는 한 나를 위한 삶을, 순간순간을 보내야지. 대의를 위해서라면 모를까 불편하고 불필요한 것들로 순간을 채우지 말아야지.





매거진의 이전글 복잡하지 않은 관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