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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섯 Feb 27. 2017

가뿐한 기분

3월 1일 수요일은 쉽니다.

0. 회사에서는 JIRA에 'You currently have no issues assigned to you. Enjoy your day!' 이 문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아이폰에 단 하나의 알림 버블도 그대로 두는 건 못 견뎌하는 성격인지라. 아예 알림을 끄거나 자주 확인하는 편이고, 이는 업무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텅 빈 화면과 위 문구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동분서주. 물론 맘처럼 안 되는 날이 더 많다.


1. 어릴 때도 숙제나 준비물을 잘 챙기는 편이었고, 군대나 회사에서는 내 성격 덕을 많이 봤다. 다만 이 같은 성격 때문에 나 자신은 남들보다 많은 스트레스 속에 노출되어 있고, 편안하고 가뿐한 기분을 갖는데 남들보다 오래 걸리는 것만 같다. 휴가에 갈 때도 친구와 약속도, 애매하거나 안심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난 늘 고민하고 있는 중. 


2. 그래서 내심 믿음직하고 잘 챙겨주는 사람들이 좋다. 꼼꼼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어떤 면으로는 늘 믿을 수 있는 사람. 작은 부분이라도 신뢰를 주는 사람이 내게는 참으로 중요한 존재들이다. 그리고 오늘 어쩌면 몇몇 부분에서 믿고 의지하던 동료가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이젠 같이 일하지 않음을 뜻하며 어쩌면 믿던 구석이 사라지는 것일 수도 있다. 나는 그를 항상 지지하지도 열렬히 친애하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내게 마음 편하게 일할수 있게 했던 사람인 것은 분명하다. 이기적이지만 너무 아쉽고 앞으로의 일들을 생각하면 너무도 피곤하다. (있을 때 잘할 걸..)


3. 그래도 수요일은 쉬니 조금은 가뿐한 기분이다. 고작 하루의 틈인데도 이만한 환기를 줄 수 있다니 직장인에게 공휴일이란 실로 위대한 존재가 아닐 수 없구나. 


4. 매사에 틈을 매워가며 지내다 보니 스스로를 점점 피곤하고 지치게 만드는 기분이다. 어쩌면 수요일의 틈처럼 더 가뿐하게 생각할 줄 알아야 할 텐데..  그게 참 어렵다. 불확실성은 즐기고 기대하는 방법밖에는 없다는데 가당키나 한 것일까. 


5. 어쩌다 보니 조금 가뿐한 한 주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기대하는 한 주. 가뿐한 한 주를 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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