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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섯 Apr 06. 2017

요즘은 말야

의무감에 남기는 근황 이야기

0. 잘 지내고 있다. 마음도 편하고 몸은 조금 불편하지만 참을 수 있는 딱 그 상태. 일에 열중하지 않고 있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을 뿐이지 내가 맡은 의무와 책임에 대한 소명은 다하고 있다. 쓰고 보니 더 기특한 나란 녀석.


1. 브런치에 글을 통 못쓰고 있는데, 작가에 서랍에 임시 저장된 토막글이 4개쯤 있다. 자기 검열이 시작된 것인지 더 멋지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쓰고 싶은 건지 나도 내 속내를 모르겠다. 그저 만족감이 조금 덜 들고 마무리가 어려워서 끝내지 못하는 경우가 점차 많아지는 것이겠지. (파리 여행기 마무리 지어야 하는데 구글 포토에서 사진을 내려받는 것이 너무 귀찮은 나머지 마무리를 못하고 있다. 양해를 구한다. 기다리는 사람은 없겠지만서도) 


2. 옆자리에 새로 오신 기획자분 덕에 '전자책'구매욕이 활활 타올랐다. 작고 얇으면서 새로운 디스플레이 형태는 호기심이 발동하기 충분. 물론 평소에도 책을 가까이하는 성격이 아닌데, 전자책이 있으면 그나마 더 읽게 되지 않을까 하는 지켜지지 못할 소망들과 함께 망설이는 중. 아마 끝끝내 구매하게 된다면 '숫자로 쓰는 리뷰' 같은 카테고리를 하나 더 만들어서 리뷰를 도전해 볼까. 이제 좀 더 블로그 다워지는 내 브런치의 모습을 만나실 수도 있다.


3. 전자책의 세계는 참으로 오묘한데, 국가와 언어 간 장벽과, 판매처(국내온라인서점/구글플레이/아마존)에 따른 장벽이 2차로 또 있다. 그리고 전자책 OS와 DRM방식에 따른 장벽도... 철저하게 판매처와 언어 중심으로 발전하고 서로를 배척한다. 다만 모든 전자기기의 역사가 그랬듯 다양성을 조금이라도 추구하는 단말기와 플랫폼의 선호도가 역시나 높다. 조금 찾아보다 보니 이미 전자책의 세계에 푹 빠져버린 것 같은 기분은 역시 기분 탓 이기를 바라며...


4. 한국 사람이고 한국어 책도 잘 못 읽는 천치라서 한국에서 출시된 단말기를 사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미 답이 정해져 있는 느낌인데.. 자꾸만 킨들이 눈에 밟힌다. 선명한 디스플레이(사실 제원을 놓고 보면 한국에서 판매하는 기기들과 차이가 없다) 수려한 외모(정말로 압도적) 뭐 하나 꿀리는 것이 없으나. 원칙적으로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고 아마존에서 구입한 책들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아마존은 당연히 영문서만 판매. 역시 언어의 장벽이 그 어떤 것보다 높다.


5. 아마 나에게 전자책은 호기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 같은데 여행 가는 비행기에서 전자책을 읽다가 잠드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면 자꾸만 필요하다. 소파에 누워서 전자책에 몰두해 소설을 읽는 내 모습을 상상하면 꼭 필요하다. 침대 곁에 두고 잠을 청하며 문장을 넘나드는 내 시선을 상상하면 그 또한 꼭 필요하다. 물론 이 모든 상상은 상상으로 끝나거나 연속성을 갖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6. 주저리주저리 혼자 생각나는 대로 편하게 썼다. 다시 읽어나 고쳐 쓰지도 않을 테다. 조금은 브런치와 가까워지고 싶고. 특별한 이야기나 재미있고 화려하지 않은 글이라도 남겨두고 싶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 것보다 아직은 내가 나중에 읽고 싶은 목적이 더 큰 브런치기에. 시계를 보니 12분 만에 썼다. 또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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