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서 나는

by 사해

벼랑 끝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망설임 없이 몸을 던질 것인가.

아니면 추잡한 모습을 보일지라도 끝까지 삶을 연명할 것인가.


삶의 갈림길에서 나는 항상 후자를 택했다.


살고 싶지 않았으나 죽고 싶지도 않았기에, 나는 그렇게 기어코 살아남아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매일이 벼랑 끝이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꼈다.


날카로운 절벽.

그 끝자락에 발을 걸쳐 놓은 채 누군가 뒤에서 칼을 겨누는 것만 같았다.

밑바닥에 처박힌 나의 정신은 그토록 몰려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끝내 목숨을 놓지 못했다.


그럴 용기도.

아픔을 감당할 자신도.

아직 이루지 못한 것들을 포기할 관대함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것은 나의 생존 본능이었다.

매일 같이 살고 싶지 않다며 절규하고 몸부림쳤음에도 나는 삶을 갈망했던 것이다.


죽고 싶지 않았다.

살고 싶었다.

남들처럼, 그렇게 보란 듯이 살아가고 싶었다.


주제에 꿈만 컸다.

무엇 하나 이룰 만한 재능도, 노력도, 끈기도 없으면서 그렇게 삶에 매달렸다.


버티면 나아질 거라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게 괜찮아질 거라 여겼다.


이제는 안다.

그 모든 게 나의 착각이었음을.


버틴다고 나아질 거였다면 세상 사람 모두가 행복했겠지.

이토록 거대한 증오와 원망이 들끓지는 않았겠지.


나는 여전히 불행을 토로한다.

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최선이기에 나는 오늘도 멈추지 않는다.

남에게 불행을 전염시킬 거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주저할 수가 없다.


나는 이렇게 이기적인 인간이다.

자신을 혐오하고, 남들의 안위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그런 말종이다.


부정한들 달라지는 건 없다.

그렇기에 이제는 인정하기로 했다.

나의 추악함마저 나의 일부라는 것을.


나는 그런 인간이다.

절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추하게 발악하는 인간.


생존 본능이 대체 뭔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직도 끈질기게 삶에 집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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