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을 가득 채우는 ‘아무 이유 없는 발걸음’에 대하여
도서관 문은 매일 아침 같은 소리로 열린다.
누군가는 책을 빌리러, 누군가는 자리를 찾으러
그리고 또 누군가는 그냥...
말 없이 이유 없이 그저 ‘있고 싶어서’ 들어온다.
낡은 책등 사이로 흘러드는 햇빛,
조용하지 않은 숨결,
책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눈동자.
나는 그 미세한 움직임을 놓치지 않으려
늘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본다.
책을 펼치지 않아도,
글자를 읽지 않아도,
이곳에 머무는 시간 자체가
어떤 아이에게는 숨 쉴 틈이 되고,
또 다른 아이에게는 작은 용기가 된다.
이 시리즈는
그 ‘별일 없는 방문들’을 기록한 짧은 보고서다.
교실 밖 가장 작은 쉼터에서
아이들이 남기고 간 기척과
그걸 지켜보는 교사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옮겨 두었다.
문을 열어두는 것.
때로 그게 전부일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