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학대했던 시간들
나는 가끔 책상 앞에 앉아 이런 생각을 한다. 지금 내가 붙잡고 있는 이 꿈이, 과연 현실을 외면한 허황된 것은 아닐까? 때로 스스로에게 '이쯤에서 포기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 아닐까?'라고 묻는다. 주변의 걱정 어린 시선, '현실을 똑바로 보라'는 따끔한 충고들, 그리고 내 기대만큼 따라주지 않는 결과와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나는 흔들린다. 꿈을 포기하는 게 현실적일까, 아니면 계속 붙잡는 게 맞는 걸까? 나는 오늘도 이 질문 앞에서 한참을 서성인다. 자연스럽게 어렸을 때의 꿈 많았던 나를 떠올려본다.
"나는 어른이 되면, 절대 꿈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될 거야!"라고 말했던 어린 시절의 나를.
절대 변하지 않을 거라 다짐했던 것이 무색하게 나이를 한 살씩 먹을수록 현실을 무시할 수 없었다. 어릴 때는 뭐든지 해낼 것만 같았던 나는 어른이 되어가면서 이리저리 치이고 깎여
어느새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는 시시한 어른이 되어버렸다. 꿈을 좇는 건 대단한 것처럼 사람들이 말하지만, 사회의 시선은 꿈만 좇는 이를 오히려 어리석다고 본다.
꿈만으로 삶을 살기에는 우리 앞에 무수한 장애물이 있기 때문이다. 금전적인 부분도 생각해야 하고, 꿈을 이루기 위한 시간 투자도 생각해야 한다.
또한, 응원해 주는 사람도 있겠지만, "언제까지 꿈만 꿀 거냐."라고 말하는 소리도 듣게 된다. 전부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이런 것을 감당하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것이라는 걸 알았다. 사회의 시선에 쉽게 흔들리면 꿈은 미뤄지기 일쑤였으니까.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당장 살아가야 하는 게 우선이었으니까. 그러다 보니 꿈은 점점 잊혀갔고,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돈이 있어야 꿈도 꾸는 거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마치 정해진 수순처럼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에 뛰어들어야 할 때 진로 고민을 했다. 얼른 취업해서 밥값을 해야 할 것 같았다.
무능한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다. 나 스스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부모님께 증명하고 싶은 마음에 조급했고, 진로를 빨리 찾지 못하고 방황한 나를 볼 때면 내가 한심해 보였다.
"하, 동기들은 자기 길 다 찾아서 가는데 나만 멈춰있는 것 같아.. 아무리 전공을 살리는 사람이 없다지만, 난 이렇다 할 재능도 없잖아…"
당장의 생활비를 위해 이 알바 저 알바를 지원했고, 카페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처음엔 하고 싶어서 한 일이었지만, 나와 맞지 않았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감정적으로 그만두면, 돈은 어떡해? 매달 나가는 교통비랑 통신비는? 다른 일 바로 구할 거라는 보장이 있어?'라는 생각에 갈등을 했다.
분명 카페에서의 일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계속 유지하기에는 나 자신을 학대하는 것 같았다.
결국 카페 일을 그만두고, 나는 또다시 진로를 고민해야 했고 끊임없이 흔들렸다. 불안한 마음에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로 했다.
경험이 없었기에 많은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경험을 최대한 어필했다.
그렇게 조금씩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일을 하면서 잊고 있던 나의 꿈이 더욱 선명해졌다. 좋아했던 일이고 잘 맞아서 더 그랬던 것 같다.
내 꿈을 실현하려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고, 금전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 없었다. 잘할 수 있을지 망설였다.
상기한 꿈이었지만, 역시나 현실 앞에서는 주춤거렸다. 언젠가 할 거야라고 생각하며.
지금 당장의 내 현실로는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기에 당장 실현할 수는 없지만, 늘 갈망하던 것이니 언젠가 이루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함께 희망을 품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