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욱기 한의사 Sep 17. 2021

담적 개념에 관한 한의계 최초 정식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8월 한의계 최초로 ‘담적의 개념’에 관하여 경희대학교 대학원 석사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담적은 위강한의원의 주요 진료 내용입니다. 최근 들어 TV나 각종 인터넷 매체에 자주 소개되어 접하게 되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작 한의학계에서는 담적에 관한 공식적인 논문을 찾아볼 수 없었는데요. 이번 논문은 한의학계 최초 담적에 관한 공식적인 논문으로 의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 담적(痰積)의 개념 정립을 위한 문헌적 고찰 


한의학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은 육음(六淫), 칠정(七情) 등의 원발성 병인과 어혈(瘀血), 수습(水濕), 담음(痰飮) 등의 과정에서 생성된 속발성 원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병인과 관련해서 담(痰), 담음(痰飮), 식적(食積) 등의 용어만큼 담적이 독립적인 한의학적 병인이나 증상을 표현하는 용어로 흔하게 사용되지는 않았습니다. 


일반적으로 담적은 적취의 한 종류로 분류돼 왔고, 특히 복부 가운데 담이 모여 뭉친 것을 일컫는 용어로 최근 들어 ‘위장 외벽이 굳어서 복부에 딱딱하게 만져지는 것’으로 명명된 내용을 흔히 볼 수 있는데요. 위장 외벽이 굳는다는 것은 한의학 고전 중에 나타나는 담적의 의미와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논문을 통해 한의학 문언에서 ‘담적’이라는 용어가 어떤 의미로 사용되었는지, 한의학적 근거에 기반한 담적의 개념을 고찰하였습니다.  




# 고전 한의서와 기존 논문에 인용된 담적의 의미 분석 


진행 방법으로는 태평성혜방, 의학강목, 세의득효방, 향약집성방, 본초강목, 신간의가필용, 여과경륜, 경악전서, 침구경험방, 동의보감, 태산심법, 의휘 등 고전 한의서에 인용된 담적의 의미와 기존 논문에 인용된 담적의 의미를 분석했습니다. 


담적이 인용된 고전 한의서 80개의 조문과 현대 논문 53개, 총 133개의 문언을 조사하여 담적의 의미를 분석한 결과 크게 4가지 의미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첫째, 담적은 위장관내 병리적 물질입니다. 위장관은 구강에서 시작하여 인두, 식도, 위, 소장, 대장을 거쳐 항문으로 연속되는 관상 구조로 이루어진 기관으로 음식물의 소화와 흡수를 담당합니다. 

위장관 안에는 아직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 소화가 진행 중인 미즙 상태의 음식물, 점액과 위액, 장액 등의 소화액, 소화효소, 세균을 포함한 미생물, 소화 중에 발생한 가스, 분변,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는 분변매복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위장관 내용물이 병리적으로 작용하여 여러 증상을 일으키게 된 물질, 또는 그러한 병리적 상태를 담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둘째, 담적은 호흡기의 분비물이 쌓인 것입니다. 쉽게 얘기하면 기침할 때 나오는 가래입니다. 가래를 좁은 의미의 담이라고 하는데 횡격막 윗쪽으로 호흡기 질환이 있을 때 발생되는 가래가 쌓인 것을 담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셋째, 담적은 수액대사 또는 영양 대사의 병리적 산물이 뭉쳐진 것입니다. 이는 넓은 의미의 담음이 쌓인 것을 뜻합니다. 일반적으로 담음은 체내의 과다한 수분이 일부분에 정체하여 생성된 비생리적인 분비물을 의미합니다. 

넷째, 담적은 적취의 일종으로 복부 내의 병적인 덩어리를 가리킵니다. 적취는 간종양이나 간비종대처럼 위장관 외부에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위장관 안에 있는 병리적 물질과는 다른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논문을 통해 한의학 문헌에 담적의 의미가 4가지로 쓰이고 있다는 것을 밝혔고, 담적을 위장 외벽의 굳어짐으로 이해하는 것에 관하여는 그 근거가 충분치 않음을 밝혔다는 것에 의의가 있습니다.


해당 논문의 내용을 통해 ‘적취(積聚)의 일종’으로서 담적, ‘담음(痰飮)이 쌓인 것’으로서 담적, 식적(食積)과 담적, 심하비경(心下痞硬)과 담적, 위장 외벽의 굳어짐 등 '담적'의 개념에 관한 고찰을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담적을 검색하고 학술정보 탭에 가면 원문을 볼 수 있고, 위강한의원 홈페이지(https://www.weekang.co.kr/) 공지사항에서도 원문을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번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어려운 한의학 한문도 한글로 다 번역을 해놔서 일반인들도 쉽게 읽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논문 발표와 더불어 여러분의 건강과 한의학계의 올바른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위강한의원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치료해도 잘 낫지 않는 잦은 트림 원인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