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단 생색 한가득 새해 떡국 한 그릇

거 보소 지단 곱게 좀 부칠 수 없소

지단국인지 떡국인지 모를 떡국 한 그릇 뜨끈하게 먹었어요. 새해 첫날 아침 몸살기운 있다는 말에 바삐 움직여 뚝딱 만들어 내어 주시는데 밤사이 곰국을 진하게 끓여놓길 잘했어요. 구수하게 드시라고 밤사이 기름 걷어내고 재벌 끓였더니 그 덕에 제가 아침부터 호강입니다.

지단이 더 많은 떡국

우리 집 생불은 조리기능사 자격증이 있어요. 안주도 곧잘 만들어 드시고 본인만의 요리하는걸 좋아하시 분이에요. 정형화된 시험이 어려워 고배도 마셨지만 당당히 합격해 제가 우리 집은 기능사의 집이라고 늘 잘한다 맛있다 치켜세워줍니다.

귀찮아 황백 없는 지단 

그 기능사분이 칼질하는 모습 플레이팅 하는 모습 사진 찍어주는 걸 좋아하셔서 얻어먹으려면 음식 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드려야 해요. 지단 부치는 설명도 듣고 떡국에 들어간 청양고추, 마늘 다지는 법, 간장 몇 술을 넣고, 시험 칠 때 긴장감까지 들어야 한 그릇이 제 앞에 놓입니다. 어쩔 때는 안 듣고 안 먹고 싶은데 꾸준하시니 옆에서 추임새도 넣고 더러 먼저 시험과목이었는지 묻기도 합니다. 

계묘년 첫날 해돋이

지단은 한국에서 제일 잘한다 칭찬했더니 떡보다 지단이 더 많은, 지단보다 생색이 더 많은 새해 아침 뜨끈한 떡국을 완국 했습니다. 계묘년 첫 아침 짧은 인사와 함께 그간 애쓰셨고 올 한 해도 더 열심 즐겁게 달려보자고 생불님이 하시는 일이 대단한 일이라고 모처럼 칭찬이 오고 간 식사자리였어요. 덕분에 올해는 따뜻한 일들이 많이 생길 것 같습니다. 올해 마지막날 밤에 떡국 덕에 한해 잘 지냈노라 말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