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수영 홍보대사를 맡고 있습니다.

우리 물과 친구가 되어보지 않을래요?

by 몰라몰라


가끔 지인들과 함께 여름휴가를 가면

인어공주처럼 물에 슉 들어가서 잠영을 하고, 세상 부드럽게 슝슝 자유형을 하며 물살을 가르기도 하고, 멋있게 접영 하는 걸 한껏 뽐내면서 수영에 대한 열망을 심어준다.


또 서핑을 배우러 가면,

누구보다 빠른 패들링을 선보이며, 모든 수상스포츠의 근본은 수영이라고 괜히 으스대기도 하면서 말이다.


다이어트한다고?

어디 관절이 안 좋다고?

재밌는 운동을 찾는다고?

뭔가 새로운 걸 하고 싶다고?

요즘 스트레스받는다고?


"그럼 수영 배워봐!!"


나에게 주변 지인들이 고민을 털어놓으면,

그 고민에 대한 모든 답은 기승전 수영으로 끝난다.

이제 하도 이렇게 답을 하니까 질린다고 손사래 치며 됐다고 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지만, 답답한 마음에 이건 정말 진심으로 해주는 조언이라고 나 혼자 속으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나에게 수영은 정말 만병통치약 같은 존재다.

기분이 우울할 땐 물이 위로가 되어주고,

삶이 무기력할 땐 열정 넘치는 수영장 친구들이 의욕을가져다주고,

내 인생에 대한 반성이 필요할 땐 선생님의 한소리에 나를 채찍질하게 되고,

이런저런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할 땐, 빠르게 돌아가는사이클이 뇌를 깨끗하게 씻어준다.


나는 그렇게 대한민국의 직장인으로서

하루하루 생존을 위한 전쟁을 치르며,

눈에 보이진 않지만 여기저기 생겨난 작은 마음의 상처들이,

더 이상 덧나서 나를 힘들게 하지 않도록,

하루의 마지막 끝에서 물속에서 헤엄을 치며,

여기저기 꼼꼼하게 어루만지며 치료를 하고 온다.


하루는 회사에서 속상한 일이 있었다.

평소에도 눈물이 많아 퇴근하는 차 안에서 참아왔던 울음을 터뜨리곤 하는데, 그날은 진짜로 눈물이 멈추지 않아서 고생을 했었다.

그동안 꽤나 많은 감정들이 쌓이고 쌓였던건지 한참동안 눈물이 멈추지 않고 흘러 고민끝에 퉁퉁 부은 눈으로 수영장을 간 적이 있었다.

동그란 수경을 쓰고 물안에 들어가 있으면 아무도 모르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뭔가 물에 들어가니까 신기하게 계속 흘러나오던 눈물이 뚝 멈추고 마음이 좀 편안해졌다. 또 수영장 친구들을 만나니까 기분도 한결 나아지고 말이다.


알게 모르게 이 수영이라는 친구가, 그리고 수영을 하면서 알게 된 수영장 친구들이 요즘 큰 위로가 되어준다는 걸 느꼈다.


나는 그날 심박수 190을 넘나들면서 죽을 둥 살 둥 수영을 하고 왔었다. 중간중간 숨이 막혀오고 너무 힘들어서 세상에 쉬운 일이 하나도 없구나 반성을 하면서도, 또 마음 한켠에선 내가 회사에서 힘들어서 펑펑 울다왔는데 여기서도 힘든 거 참고 이겨내야 하나 싶은 반항심이 들어 두 손을 들고 나 이제 더 이상 못하겠다고 뒤로 도망을 갔었다.


그날따라 계속 도망가는 나를 잡아다가 계속 던져버리는 선생님덕에 가파오는 숨을 참고, 무거워지는 팔다리를 힘겹게 돌리며 계속 돌았었는데


참으로 신기하게 어느 순간 뇌가 깨끗해지고, 아무런 생각이 없어지고, 팔다리도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정말로 모든 부정적인 감정과 나를 무겁게 하는 모든 것들을 다 씻어 내린 홀가분한 기분이었다.


요즘 많이 힘들진 않으신가요?

험난한 세상에서 버텨내는 게 버겁진 않으신가요?

마음에 위로가 필요하진 않으신가요?


'우리 물과 친구가 되어보지 않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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