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사이에 숨겨둔 문장들

by 경정이

어릴 때부터 글을 쓰는 게 좋았다.

왜 그랬는지는 모른다.

그냥, 좋았다.


그렇게 나는 문과에 갈 줄 알았다.

당연히 그럴 줄 알았는데,

문과를 택하기엔 현실이 너무 가까이 있었다.


공학도를 자처하며 설계도를 읽고 해석을 해냈다.

기계가 내게 묻고, 나는 숫자로 답했다.

숫자는 언제나 정직하고, 그래서 조금은 고단하다.

글은 내 안에 미련으로 남았다.


그래서 여기에 왔다.

조금 덜 알려진 나로,

조금 더 나다운 글을 써보려고.


회사일도 해야 하고

박사논문도 마무리해야 하기에

거창한 글을 쓸 여유는 없다.


다만 누군가,

피곤한 하루 끝에

이 글을 읽고

아무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아졌으면 좋겠다.


그 정도면 충분하니까.


일상에 대해 쓰려한다.

눈에 띄지 않지만

없으면 허전한 것들.


그런 이야기들을 이곳에,

조금은 느리게 조금은 다정하게

남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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