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투숙객 난 벨보이

손님 룸서비스 왔습니다

by 감정과다처리중


남편은 오늘 휴가

솔직히 살짝 기대했다.

‘그래도 아이들 아침은 챙기겠지.’

‘같이 움직이면 나도 오늘은 덜 힘들겠지.’


하지만 기대는 늘 그렇듯

내 쪽에서만 생긴다.


아침부터 정신없이 움직였다.

아이들 깨우고

아침 차리고

등교 준비시키고

빨래 돌리고

청소하고

설거지까지.

1시간 넘게 쉼 없이 몸을 움직였다.


그 사이 남편은

자기 일에 집중하고

내가 차려준 아침을

씻고 나와 조용히 앉아 먹었다.

마치 룸서비스 시킨 것 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고맙다는 말도, 수고했다는 말도.

심지어 “무슨 일 도와줄까?”라는 말도.


처음엔 말하고 싶었다.

“나 지금 혼자 다 하고 있는 거 보이지 않아?”

“당신 휴가잖아, 나도 좀 쉬면 안 돼?”


그런데 그냥 말하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남편이 없으면 나 혼자 하는 일.


평소와 다르지 않은 아침.

말해봤자 더 피곤해질 것 같았서

투명인간 처럼 없는 사람이거니 했다


근데 마음 한 켠은 요동을 치고있었다

내가 왜 이걸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왜 나는 오늘도

내 하루의 고단함을

누구에게도 설명하지 못하는 걸까.


남편은 알까?

내가 오늘 아침,

혼자 얼마나 많은 일을 해냈는지.

그리고 그걸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을 때

얼마나 서운했는지.


초역 부처의 말 중에

당신은 자기 마음의 노예가 아니라

주인이 돠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 이외의 무엇에도 기대지 말고

스스로 마음을 다스려라

마치 자신의 망아지를 정성껏 길들일때까지


그래서 말하지 않았다

.

.

.

그런데 다음 달부터 남편이 육아휴직인데… 어쩌나.


#남편휴가#육아일상#엄마의일상#내마음의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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