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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즌트 Oct 04. 2022

큰 아이 시험 기간

중요한 때다. 남편과 다른 교육관도 괜찮다. 

고등학생은 보통 6~7일 나눠서 시험을 본다. 하필 그때 남편이 회사에서 코로나에 전염이 되었고 초기에 검사를 해서 (바로) 격리에 들어갔다. 어제 갑자기 나도 몸이 춥고 목이 아팠다. 개천절이라서 오늘 검사를 하러 갔는데 코로나에 걸렸다. 다행히 남편이 초기에 격리에 들어가면서 나도 조심했고 아이들과의 접촉을 피했다. 이렇게 아이는 내일 시험이 끝난다. 휴~


나 때는 수능만 잘 보면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으나 이제는... 고1부터 대학 입시와 직결된다. 전엔 고1 때 성적 비율이 적었으나 지금은 3학년까지 전 학년 33.3 프로로 동일하며... 3학년은 1학기까지 하고 수기를 쓰니까 사실 고1, 고2 가 가장 중요한 시기다. 


입시를 아이 혼자 알아서 하겠지 생각하는 시기도 있었다. 담임선생님들도 그건 아니라고 하시며 

너무 복잡하고 정보도 중요해서....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를 많이 나누시라고 조언하신다. 

컨설팅까지는 받을 생각은 없지만... 우리 때와는 너무 다른 입시에 공부를 해야 한다.

고 3 담임선생님이랑 상의해서 대학을 결정하는 것도 아니고...  

공부만 잘해서 대학을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시(교과전형, 학생부종합전형), 수능.. 


학교마다 과마다 원하는 요구조건이 다르다. 선택과목도 잘 정해야 하고... 다양한 활동을 해서 추가적으로 

노력한 흔적이 있어야 한다. (학종은 성적으로 정해지지 않고 어떤 활동을 했는지 평가되기에... 그래서 합격한 아이들의 점수 폭이 엄청 넓다.) 



오늘 아이는 수학시험이 있었다. 아이는 침착한 성격이고 일부러 그러는 건지... 모르겠지만 의연하게 말하고 행동하려고 한다.(아이만의 마인드 컨트롤) 본인만의 스트레스와 압박을 이기는 방법인 것 같다. 그래서 실수가 적지만 공부량은 (여유 있게 시간표를 짜기에...) 양적으로는 많지 않다. 좀 느긋한 성격. 남과의 경쟁심은 좀 없는 편. 남에게 신경 쓰지 않고 흔들림도 없다. 


남편은 학창 시절에 전교권에 들고 공부를 잘했다.

나는 그다지 잘하지 않았고 재수를 해서 (간신히) 원하는 곳에 들어가긴 했지만 지금 생각해도 (약간) 운이 좋았던 것 같다.


확실히 공부 잘했던 사람과 그저 그랬던 사람은...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남편은 공부 잔소리는 별로 하지 않지만 아이 등급을 걱정하고 1등급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이가 실수만 안 해도 다행이라 생각하는 편이고 무조건 잘하고 있다고 하는 편. 

(솔직히 나보다 훨씬 잘하고 있다.) 

아이가 공부를 잘한다고 생각하는 기대치(기준치)가 다르고... 남편은 공부를 하면 성적이 잘 나왔었기에 아이도 노력하면 잘 나온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다행히 남편은 속으로만 걱정하지 아이에게 공부 얘기는 잘 꺼내지 않는다. (남편도 소심하다.)

아이는 엄마, 아빠가 공부 스트레스는 잘 주지 않는 편 같다며 그래서 좋다고 했다. 

(사실 내가 중간 역할을 하게 된다. 밑밥을 까는 역할. 나는 주변에 공부 스트레스로 위장약을 먹는 아이, 공황장애를 겪는 아이 이야기를 하면서 그냥 괜찮다고 하자고... 아이한테 잘한다 해야지 된다고 말하는 편이다.)


솔직히 나도 왔다 갔다 한다. 생기부를 알차게 채워넣는 방법과 학업에 도움이 되는 영상들을 골라서 보내 주거나 같이 볼 때도 있다. 말로는 실수만 안 해도 좋다고 하면서.. 정작 은근히 긴장감을 주는 건 아닐까 싶다. 


저번에는 '우리 아들이 엄청 낮은 등급 받고 꼴찌해도 엄마는 너가 엄마 아들이라서 좋아.'라고 했더니... 


아이가 갑자기 당황한다.


"엄마.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하시는 거예요?"


<나도 참 뜬금없긴 하다.>


"공부 스트레스 안 받았으면 좋겠어서... 엄마가 혹시 압박을 주었나 걱정이 되더라고."


남편은 생기부에 구체적으로 넣으면 좋을 내용들을 찾아서 아이에게 권유를 해본다. 

선택은 아이가 하지만 아빠가 공대 출신이어서 아이디어를 줄 수 있다. 

실질적인 도움은 남편이 하고 있고 나는 입시 공부는 간간히 하지만 정서적인 격려를 담당했다.

(오늘도 난.. 아이의 시험 이야기만 30분 들었다.)



부부간 자녀 육아, 교육관이 다른 건.. 사실 당연하다. 다만 자신이 그래도 할 수 있는 것으로 도움을 주면 

된다. 


어떤 엄마는 본인이 교육열이 너무 많아서 이것저것 시키다가 아이가 마음의 큰 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셨다고 한다.(아이가 치료를 받게 됨) 그 이후론... 아이가 내일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자주 하면서... 아이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고 감사한 일이라고... 일깨우신다고 한다. 


자녀에 대한 교육 욕심을 내려놓는 것 진짜 어렵다. (아는 분이 말하길.... 그걸 내려놓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이렇게 마음을 내려놓다가도 오늘 한국사에서 아깝게 틀린 문제를 보면 또 아쉽다. 

(내가 1시간 반 물어봐준 질문 중 형광펜까지 칠해놓은 건데... 아쉽게 틀렸다.)


쪼잔한 엄마가 되고 싶지 않은데 소수점으로 등급이 갈리는 교육 현실 속에... 마음을 지키기가 쉽지가 않다. 


#고등학교시험 #내신시험 #등급 #대학 #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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