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인의 속사정- 약속 잡자!라고?
사람은 좋아도 모임이 정해지면 슬슬 부담이 됩니다.
코로나 시기... 3년간 모임이 거의 없거나 축소되었습니다.
올해도 여전히 코로나는 지속되지만
모임들이 생겨나고 있어요.
3~4명이 연락이 되면 누군가 "우리 연말이니 약속 잡자!" 하고 날짜를 맞추기 시작합니다.
그때부터 마음에 조금씩 부담이 올라옵니다.
바쁜 사람으로 보이기도 싫고,
강의도 방학 중에는 없습니다.
모임을 위해 일을 미리 빼겠다는 분들도 생기니...
저는 이번에 어렵다고
말하기도 애매해져 버립니다. ㅠ
일정을 보니 큰 아이 내신 기말 7일 이어서
둘째 기말 고사 3일.
(오전 10시에 끝나면 밥 챙기고 픽업들, 간식,
아이와 그냥 있어주기)
12 월에 1/3 이상이 저도 마음은 시험기간인 것이지요.
사실 강의가 없고 친구가 별로 없어도 세 아이
(초, 중, 고) 를 키우는 주부는 생각보다 시간 여유가 적어요.
일단 픽업이 세 아이가 날마다 다르게 또는 겹쳐서 있고
아이들이 밖에서 사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에..
간단히라도 챙겨줘야 해요. 학원 시간이 다르니
밥도 같이 먹지 못할 때가 많고요. 돌아서면 밥
먹고 싶다 하지요.
아이가 셋이니 밥값이라도 조금은 아껴야 하고요.
약속 잡는 분들이 (솔직히 저는 나를 빼고 만났으면 하지만) 내가 서운할까 봐 그런지 어떻게든 날짜를 맞추고자 합니다.
전 솔직히 서운하지 않거든요...
전 괜찮으니 세분이 잡으시고 저는 그날 가능하면 잠깐 2~3시간 들를게요. -> 정도로 말을 해요. 실제 그 시간을 내기도 빠듯하고요.
갑자기 핸드폰 일정이 12월에 많아졌어요. ㅠㅠㅠ
제 성격상 "저는 바빠서 시간을 낼 수 없어요."
라고 말하는 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평소에 누군가가 바쁘냐고 물으면..
이상하게도 그렇다고 대답을 안 하는 편이에요.
정말 바쁜 사람들처럼 시간 여유가 없지는 않고
개인적으로 하는 혼자만의 것들도 있으니까요.
시간이 잠깐씩만 나는 게 문제입니다.
한 번 정한 약속은 지키고자 합니다. 다만 누군가가
전날, 혹은 당일 취소하면 사실 (속으론) 반갑기도 해요. ^^
내향인들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어 해요.
보통 모임을 주도하고 이끄는 분들은 외향인이
많다 보니.. 집에서 할 것이 있다고 하면..
이해하기 어려울지 모릅니다.
잘 만나지 않는다고 그 사람에 대한 관심이 없진
않아요. 생각나고 보고 싶을 때 연락을 해요.
그냥 전화를 거는 일은 없고 정말 생각이 날 때...
그 사람의 시간을 빼앗지 않을까를 한 번쯤...
생각해보고 연락을 합니다.
(이 지점에서 오해를 받기도 해요. 연락을 거는
쪽은 상대일 때가 많고... 상대방은 서운함을
느끼기도 해요. 이해는 갑니다.
사실 내향인들은 자기만의 시간을 방해받는 것을
힘들어해요. 그래서 내 시간이 소중한 만큼
상대의 시간을 배려하는 측면도 있어요.)
전화를 걸었을 때 저의 첫 묻는 질문은
보통 이렇습니다.
"혹시 바쁘지 않아? 너 시간 괜찮니?"
물어봅니다.
그리고 나에게도 상대가 그렇게
다가올 때 편안하고 존중받는 느낌이
들어요.
더 신기한 건... 막상 편한 모임 가면
또 되게 좋아합니다. 아쉬워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막상 집에 오면 꽤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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