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도 잘 키우면 내면의 힘이 되는 이유
산후도우미 아주머님이 그러셨다.
애기가 엄마 이길 것 같아요. 엄마가 순해서..
애기 얼굴에 아주 야무지다고 쓰여있네.
아기 고집 절대 꺽지 말고 지혜롭게 살려줘요.
아주머님 말씀대로 막내는 자기표현도 강했고
세돌 지나니.. 혼자 손톱깎이로 손톱도 잘랐다.
어른 젓가락을 쓰겠다고 떼를 썼고 결국 오빠들보다
젓가락질도 더 잘하게 되었다.
부엌 가위로 스스로 음식도 잘라먹고..
내가 하는 건 다 따라 했다.
딸은 하나도 그냥 대충이 없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일일이 설득도 쉽지 않았다.
오빠들은 어릴 때도 순둥이고 겁도 있어서
항상 내 손을 잡고 걸었다.
딸은 뭐든 자기가 하려고 했고 욕심, 고집도 있었다.
마트 장난감 고르러 가면 아들들은 작은 것도 고심하며
골랐고 조르지도 않았다.
반면 우리 딸은 원하는 걸 안 사주면 운 적도 있고...
안 사주니 바닥에 드러눕는 걸 보고 너무 놀랐다.
30개월 즈음 딸이 "이 집사님! 다음에 또 오세요." 이래서
나랑 이 집사님이랑 깜짝 놀라서 웃기도 했다.
얼마 전에 초등 딸에게 전화가 왔다.
딸: 엄마! 나 애들이랑 아파트 단지 안 인데.. 주민모임 커피숍에 적립금 안 남았어요?
나: 적립금?? 거기서 뭐 하게?
딸: 응. 나 애들이랑 차 마시려고요.
나: 애들끼리 차를?
(편의점도 아니고 여자애들이 차 마시고 안아있을 생각을 하니까) 웃기기도 하고... 단지 내에 있는 주민 운영이라 저렴한 곳이긴 해도.... 어린애들이 커피숍이라니...
가서 10000원을 적립해줬다. 5번은 먹을 수 있을 듯.
오늘 아이들 독서모임에 가는 날. 가면서 선생님, 엄마들 커피를 사 가려고 기다리는데 딸이 묻는다.
딸: 엄마. 나도 먹고 싶어.
나: 너가? 뭐? 먹을 것이 있으려나? 핫초코 사줄까?
딸: 응.. 메뉴 좀 볼래.
나: 엄마. 화장실 다녀올 테니 니가 하나 시켜. 포장해 가자!
핫초코 시키겠거니 하고 가격을 보니 2000원 미만이다.
주문이 나와서 보니.. 영수증에 이렇게 쓰여있다.
나: 흑당 버블티는 뭐지?
딸: 응. 나. 나 그거 좋아해.
나: 니가??
딸: 응.
딸은 공연에 갈 때 머리 스타일도 다 알아서 해간다.
어릴 때부터 뭐든 혼자 하려고 했던 아이.
여전히.. 무엇을 배울지를 항상 스스로 선택하고
알아서 한다.
글 쓰는 게 재밌다고 하더니... 감상문 하나를 3시간
넘게 걸려서 썼다. 놀면서 썼겠지 했는데 글을 보니
노력한 흔적, 여러 번 수정한 부분이 가득하다.
마냥 애가 아니었어.
하고 싶은 건
열심히 하는구나!
딸: 엄마. 나 겨울방학에 미술 배우고 싶어. 두 달만.
나: 그래? 미술? 전에는 관심 없다더니... 오케이. 상담 가보자.
딸: 나 찬양, 율동팀 도전해볼까?
나: 진짜? 너 절대 안 한다며... 사람들 앞에 서는 거 민망하고 부담된다면서?
딸: 응. 생각이 바뀌었어. 갑자기 해보고 싶어.
나: 오디션 보게?
딸: 응.
나: 저기... 말야.. 도전하는 게 의미 있으니 혹시.. 떨어져도 괜찮지?
딸: 응. 당연하지. 괜찮지. 도전이 멋진거지.
2 년간은 뭐든 하기 싫다고 하고 앞에 나가는 것을
극도로 꺼리더니..
조금씩 도전해보고 싶다고 한다. 딸이 의기소침해진 거 같아서 아쉬웠는데.. 다시 어릴 때 모습이 나오기
시작한 걸까?
딸아이가 5살까진 고집과 자기주장이 있어서
달래며 설득하면서 기르기 쉽지 않았다. 애를 먹었다.
오빠들 합친 것만큼 혼자서 저지레도 더 많이 쳤었다.
지금은 손이 하나도 안 가게 잘하고
배려심도 많다. 시간이 약인가? 싶다.
아주머니 말씀처럼 기를 꺽지 않고
정말 아닌 것만 잡아주고 지켜봤더니..
손이 안 가는 독립적이고
자발성 있는 아이로 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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