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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즌트 Jan 02. 2023

내 아이를 잘 몰랐다.

엄마도 자세히 찬찬히 보아야 알 수 있는 것들

아이 같은 순수함을 지닌 둘째는 여전히 정신없다.

자유로운 영혼이고 틀이 없어서 가만히 앉아 공부하는

것을 답답해한다. 침대에서 읽기. 소파에 삐딱하게

누워서 수학숙제하기. 중간중간 큐브하기.

껌종이로 곤충 접기.

자신이 썼던 마스크 묶어서 풍차 문양 만들기.

운동 보드 위에 올라가 과제하기.


한 마디로 혼자 조용한데 어딘지 정신 사납다.


어느 날은 방바닥에 검정 테이프를 붙여놨다.

분명  나름의 놀이를  흔적. 지우개와 풀, 자에는 이름 스티커를 틈 없이 붙여놨다. 친구가 웃으며 "광기 있다. 너!" 했단다.


언뜻 보면 이것저것 끈기 없고 쓸데없는 짓을 하는 것 같.

'쟤는 커서 뭐가 되려나?' 궁금해진다.


몇 년간 자세히 보았더니

아이는 꽤나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행하고 있었다.

내가 작가의 서랍에 글감을 채운다면..

아이는 유튜브 게임 콘셉트 수만 가지를 적고 음악을 선별하여 적재적소에 넣고 웃긴 자막도 달고 있었다.


가끔 엄마, 아빠의 핀잔을 듣고 구독자 정체기와

유튜브 알고리즘의 선택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구상하며 노력한다.

아이는 자기만의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학교 공부가 아니라도 노력은 노력이다.

아이는 게임도 재밌지만 편집도 만만치 않게 재밌단다.

'아~ 재밌어. 편집은 재밌는 거였어.' 혼잣말을 해댄다.


중간에 그만 둘 줄 알았다. 몇 시간 편집하면 피곤하고

눈도 아프다. 노력에 비해 봐주는 사람이 없으면 김이

빠지고 하기 싫어질 만도 한데...


지금 당장은 아니라도.. 이 과정으로 배우는 것들

있으리라. 형은 말 자체를 조리 있게 설명하는 능력이

있고 막내는 정확한 발음과 집중시키는 능력이 있다.



그렇다면 둘째는?


우리 둘째 발음은 어설프고 핵심 요약은 약할지

모르지만 아이 자체의 매력과 재미가 있다.

학교 공개 수업 갔을 때 아이가 발표를 하면

친구들도 학부모들도 웃음이 났다. 일부러 웃기는

것은 아니고 내용도 그리 웃긴 건 아니었는데..


아이 자체가 주는 즐거움+ 귀여움+ 유머가 있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매력." 그 독특함과 고유함.

완벽한 AI는 절. 대.로. 따라 할 수

없는 포인트를 가진 아이를..


응원하고

기대한다.

물론 사랑하고.


남들이 내 아이의 숨은 무언가를 알아봐 주기를

기다지 말고 아주 작은 무언가라도

아이의 특별함과 개성으로

추켜세워줄 수 있다.

(부모가 그런다고 아이가 잘난척하고

교만해지지 않는다.)


영 교수님 말씀처럼..

부모가 아이를 낳은 이유

사랑하기 위해서니까!


부모의 인정을 받고 자란 아이는

어려움과 고비, 좌절을 만나도

한 없이 자신을 자책하며 미워하지 않는다.

그러기엔 자신이 많이 존중받았고

아낌과 인정을 깊숙이 체화했기에...


https://brunch.co.kr/@129ba566e8e14a7/246



#자존감 #아이 #재능 #특별함 #개성 #고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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