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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즌트 Jul 29. 2022

방학이 종종 무서운 이유

세 아이와 오늘도 방학 중

사실 난 아이들 어릴 때는 방학을 좋아했었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아침 겸 점심을 주고 중간에 간식 먹이고 저녁에 좀 잘 먹고... 언제까지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것이 주는 부담감이 없어서 좋았다.



큰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고 방학엔 학원 보강까지 하면 그 시간에 맞춰 밥을 챙겨줘야 한다.

둘째도 동네 수학 학원을 다니는데 형이랑 가는 시간이 달라서 또 밥을 차려줘야 한다.


이번 주는 막내가 코로나에 걸려서 격리하느라 들어가기 전에 환기시키고 마스크 쓰고 들어가서 책상에 음식을 올려놓고 재빨리 나온다. 내가 잡았던 문고리와 만졌던 곳곳에 소독을 하고 나도 손을 씻는다.


아이들 마다 오후에 식사 시간이 다르고 그릇도 제각각이다 보니 설거지가 쌓인다.

중간중간 간식 그릇도 쌓이고...


이 와중에 우리 강아지도 밥 달라고 그릇을 친다.


정신없는 통에... 큰 아이는 밥 먹으면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길면 40분 되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반이상 건성으로 듣게 된다.


난 혈당관리로 운동을 빨리 해야 하는데 실내 자전거를 돌리며 등줄기에 이 가득한데.. 아이가 밥 먹으면서 하는 이야기를 듣는 건 굉장한 집중력인내심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엄마랑 눈만 마주치면 하는 무서운 말이 있다.


"엄마. 오늘 뭐 먹어요?" (아이의 기대에 찬 눈빛)

"엄마. 아직 밥때 아닌가? 나 오늘 계속 배가 고프네."

"엄마. 뭐 먹을 거 없어?" (밥과 밥 사이에 간식을 찾는 아이)


자기 전에 한 녀석이 다시 묻는다.


"엄마. 내일 아침엔 맛있는 거 해줄 거지?"


(나는 속으로 말한다. "오늘 괜찮게 먹었으니 내일은 대충 먹으면 안 될까?")


음식에 영 소질이 없는 16년 차 주부는 어디 도망갈 수도 없고...

오늘도 밀 키트를 찾는다.


가장 난감한 순간...


음식을 차리고 밥을 뜨려는데... 밥이 모자라다. 울고 싶다.

다행히 오늘은 감자탕으로~

https://brunch.co.kr/@129ba566e8e14a7/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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