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커피우유 좋아하시나요?
아이들 방학에다 무더운 푹푹 찌는 여름 중반. 세끼를 차려야 하는 엄마는 힘들다.
다음 끼니는 무엇을 먹을까?
아침에 미역국을 끓이는데 너무 더운 거다.
(이 더위에...)
게다가 무슨 정신인지 미역을 불리고 그냥 물을 넣어 국간장에 소금, 다진 마늘을 넣었다.
뭔가 이상했다.
아무리 정신없어도... 미역을 참기름에 볶는 것을 스킵한 건 처음이다.
밤에 무더위로 깊이 자지 못한 걸까? 정신이 어디로 간 건지...
혼자 웃으며 다시 국물을 빼고 미역을 볶았다. 맛있게 된 게 다행.
긴 코로나로 거의 2년간 매 끼니를 챙겼던 터라.. 이번 기약이 있는 한 달간의 방학은 껌(?)이다.
큰 아이가 3달 전 처음으로.. 대치동 수학을 다니게 되면서 교육비가 제법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배달음식도 절제해야 한다.
내가 행복한 시간은
언제일까 생각해본다.
의식의 흐름대로 그냥 적어본다.
(바로 떠오르는 게 진짜라고 한다.)
1. 우리 강아지가 나를 보며 꼬리를 흔들고 안길 때(너무 더울 땐 빼고)
2. 아이들이 밥 한 끼를 다 먹고 다음 식사까지 시간 여유가 최소 3시간 있을 때.
3. 아이들이 만화책이건 책이건 유튜브 편집이건 음악 작곡이건 무언가 열중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4. 아이들의 낄낄낄 웃는 웃음소리.
5. 남편이 저녁은 먹은 상태면서 집에 늦지 않게 왔을 때. 한 8시가 적당.
6. 빨래를 다 해놓고 천천히 앉아서 듣고 싶은 영상 들으며 빨래를 갤 때.
7. (약간 식후 혈당이 높은 관계로) 식후 1시간 후 혈당이 정상이 나왔을 때.
8. 보고 싶은 친구에게 오랜만에 연락이 왔을 때.
9. 아이 픽업하러 나갔는데 신호가 안 걸리고 금방 도착했을 때.
10. 아이들이 엄마를 다정하게 찾을 때.
11. 둘째 유튜브 구독자가 늘어갈 때.
(아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내가 더 행복해진다.)
12. 갑자기 친정엄마한테 전화하고 싶어서 전화하는데 엄마 목소리가 들릴 때.
13. 브런치 글감이 생각나서 글을 쓰는 순간 그리고 우연히 발견한 작가님의 포근하고 따스한 글을 읽을 때.
근데 나에게 매일매일 꼬박꼬박 행복을 주는 한 가지가 있다.
매일 먹는 삼각 포리 커피우유다.
요즘엔 두 번 정도 식 간에 먹는데 그 순간이 참 기분 좋다.
혈당 때문에 식후 2시간 지나서 먹고 다른 간식은 먹지 않기에... 나에겐 하루 중 "유일하게 시원한 단것을 먹는 시간"이다.
좋아하는 거라서 인지 어디 나가도 꼭 한 개는 사 먹는데.. 주변에서 이런 말을 하면 은근 기분 좋다.
"어. 나도 그거 좋아하는데.."
"그게 좋아하시나 보다. 삼각 포리 진짜 맛있죠? 나도 그거 좋아해요."
교회 아이들도 내가 먹는 걸 보더니 자기 좋아한다며 달라고 조른다.
찌찌뽕.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기분 좋다. 그런데 경쟁자(?) 일 땐 그다지 좋지 않다.
저번에 포리 사러 갔더니 내 앞에 여자분이 2 봉지를 홀라당 꺼내서 계산한다. 마지막 2 봉지였나 보다.
포리가 빈자리 덩그러니 보다가 200 미리 종이로 된 커피우유를 사 왔다. 맛이 다르다. 아쉽다.
나에겐 순간의 즐거움 중 하나인데.. 쩝...
아. 근데요.
혹시 삼각 포리 커피우유 좋아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