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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즌트 Aug 08. 2023

아이들의 결핍, 상처들.

캠프에서 만난 아이들을 보며 눈물이 났다.

교회 캠프를 가서 새로운 친구들과 만났다.

초등학교 고학년 친구들.

우리 조는 나와 조장만 내향형이고 10명의 아이들이 모두 굉장한 에너지를 가진 E형(외향형)이었다.

3학년 귀여운 친구들부터 사춘기를 앞둔 6학년까지

다양한 남자 친구들, 여자 친구들과 같이

다니며 2박 3일간 뜨겁고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다양한 게임과 말씀 집회, 간식 타임, 산책 타임 등

거의 하루종일 함께 다니면서 많이 웃었다.

조의 선생님으로 섬기다 보니 아이들 안전과

소외되는 친구들이 없도록 보살피는 역할이 필요했다.

도움이 필요한 친구에게 보조 선생님이 함께 해주셨다.


우리 반은 가는 버스 안에서부터 많은 해프닝이 있었고

몇 번 애를 먹는 일들도 생겼다.

예전에도 ADHD  유형의 친구들을 만난 적은 있었지만

두 친구 같은 경우는 좀 더 세심한 관심이 필요해 보였다.


여자 친구들은 특별히 나랑 같이 숙박을 하였다.

우리 조의 남자아이들은 다른 남자선생님과 숙박하였다.

피곤함에 지쳐 자는데 한 친구의 우는 소리가 들렸다.

울음을 참다가 참다가 흐느끼는 소리.

가보니 모범생 친구 **였다. 눈물을 뚝뚝 떨구면서 무섭고 엄마가 보고 싶다고 엉엉 우는 통에 달래다가

(숙소가 비좁아) 결국 냉장고 앞에서 같이 잤다.

양손을 꼭 잡고 아이를 달랬다.


아이는 아픈 동생을 어린 시절부터 돌봐야 했었고

어리광도 부려보지 못하고 컸던 착한 첫째였다.

이틀밤을 아이와 함께 하며 많이 안아주고

엄마 걱정은 이제 하지 않아도 된다고...

부모가 자식을 돌보고 염려해야지 네가 해야 할 일이 아니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마음이 아팠다. 타인을 돌보고 배려하는데

너무도 익숙했던 아이.

아이도 돌봄과 애정, 관심이 필요했다. 

이제부터 그 시간들이 아이에게 선물같이

채워지길 기도했다.


간식 시간에는 한 친구가 유독 식탐이 많았다. 

핫바를 9개 집어 너무 급하게 삼키듯이 먹는 모습에

놀랐다. 자제를 시켜야겠다는 생각에 아이에게 달라고 했으나 도망가는 바람에 내가 뛰어가서 잡기도 했다.

동생들 간식도 뺏어먹고 잦은 이탈을 하여 애를 먹였다. 아이가 웃는 상이고 워낙 귀엽고 아기 같은

외형인지라.. 사고를 쳐도 아이를 보면 밉지가 않았다.


이틀째가 되니 아이가 식탐을 부리는 행동 이면에

관심받고 싶은 마음, 친구들로부터 이목이 집중

되는 것을 즐기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오히려 아이의 행동에 반응을 보이지 않아야

아이는 진정하였다.


사랑과 인정의 욕구... 어른들도 그것이 필요한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한 친구는 계속 불평, 불만이 많았고 덥다. 불편하다.

배가 아프다. 다리가 삐었다. 계속되는 힘들다 소리가 넘쳐났다. 알고 보니 아이는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끼지 못하거나 심심해지면 그 순간마다

신체적인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었다.

얼굴 잔뜩 찌푸린 채...

아이가 함께 친구들과 게임을 할 때는

세상 누구보다 행복해 보였다.

그때는 당연히 불편한 호소는 없었다.

'놀고 싶었고 친해지고 싶었구나!'


아이 또한 어울리고 싶고 어색하지 않게

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었던 것이다.


아이들은 마음을 감추지를 못하다 보니 그런 모습들이 행동으로 나오는 거였다.


캠프에 간 친구들은 한두 명의 친구 빼곤 모두 학교 생활을 하고 있고 비장애인 아이들이었다.

그러나 수많은 아이들 중 10프로 이상 20프로에 가까운 아이들은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았던 결핍과 상처가 순간순간 보였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


우리도 그랬었지 않나...


이번 캠프는 오랜만에 진행되다 보니 낯설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정신이 없기도 했지만

아이들의 마음을 더 많이 느끼고 온 시간이었다.

그리고 내 안에 사랑이 얼마나 부족한지..

그럼에도 아이들을 품어주고 싶은 소망이 커진 시간...



(학교나 사회와는 조금 다르게) 교회에서의 교사는 교육보다는 섬기고 돌보는 사람에 가깝다.

봉사 형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앙이라는 하나의 큰 테두리 안에서 아이들을 매주 만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학교와는 다른 질서와 권위를 가지고 있다. 

교회 교사에게는 교육보다는 인내와 헌신의 가치가

우선시 된다.

아이들은 대부분 교사의 말에 잘 따르고

교회 교사와 아이들 간에는 질서와 권위가 존재한다.

종교집단이 갖는 특수성이 있다.


귀한 아이들의 결핍이 부디 건강하게 채워져서 멋진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라고 그 과정 중에

아주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면

나 또한 보람되고 기쁠 것 같다.


#봉사 #교회 #캠프 #수련회 #결핍 #욕구 #아이들


https://brunch.co.kr/@129ba566e8e14a7/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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