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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즌트 Nov 17. 2023

다 때가 있는 것일까?

드디어 둘째가 벽돌책을 읽고 있다.

재작년에 코스모스 책을 읽다가 덮어둔 기억이 있다.  읽었던 책 중에 상당히 두꺼웠던 플라톤의 '국가' 책이 있었다. 그 책은 함께 읽어나갈 모임이 있어서 가능했으나 코스모스는 혼자 읽다 보니 더디고 어느 순간 미룬 채 두었다.


우리 집에 공부 안 하는 녀석이 있다. ㅎㅎㅎ 중3 우리 둘째다. 그래도 꾸준히 책을 읽어주고

재미요소 위주로 책을 골라 방에 두었었다.

읽으라는 말은 일부러 자제했다. 눈에 잘 보이게 두긴 했었다.

얼마 전.. 과학에 흥미가 생긴 아이가 뉴턴 잡지들을 사달라고 졸랐다.

어려운데 읽을까 싶어서 집에 있던 몇 권을 찾아주니

아이가 틈틈이 보았다. 수학이랑 물리 쪽이 재밌다면서..


기특해서 엄지척을 여러 번 해주었다.

최근에 코스모스 책을 슬며시 꺼내서

'한번 읽어볼래?' 물었고..

'저 두꺼운 책을??' 하면 놀라는 아이.


나: 엄마도 읽다가 만 책인데 너라면 가능할 것 같아서.

근데 너무 두껍고 무겁네 벽돌 같음.'

아이는 슬쩍 책을 살핀다.

나: 목차보고 관심 있는 것만 슬쩍 봐도 좋을 듯.

재미없으면 그만 읽어도 되고.


아이가 관심을 보이며 가져간다.

오늘도 읽고 있다.

집중해서 읽는 모습이 제법 진지하다.

과학 좋아하는 남편도 다큐멘터리로만 봤다는데..

나는 읽다 말았고..


나: (엄지척하며...) "네가 이거 다 읽으면 코스모스 읽은 사람 유일하게 (우리 집에서) 네가 최초다."


하고 말하니 아이가 끄덕이며 좋아한다.


책 읽기를 기다린 보람이 있다.

역시 두께 여부보다 흥미도가 중요하다.

독서는 강요보다 스스로 읽고 싶을 때 읽어야

더 즐겁다.

재밌는 책 자체가 이미 보상이니까.

가끔 놀라며 '너 진짜 이걸 다 읽었어? 대박! 멋짐.'


요런 리액션 한 마디면 충분하다.

아이는 책 자체가 재밌는 거라는 인식이 있다.

그걸 바라며 기다린 보람!!!

언젠가... 올 그날이(?) 온 것 같다.


#벽돌책 #코스모스 #칼세이건 #아이 #독서


https://brunch.co.kr/@129ba566e8e14a7/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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