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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즌트 Aug 31. 2024

Z세대와 알파세대 사이 딸

엄마. 난 나중에 아기 안 낳으려고.

우리 딸은 2011년에 태어났다. 그즈음 스마트폰이 생겨나고 전반적으로 그 전후 시기에 세대 간 변화의 추세가 가속화되었다고 한다.


딸이 사춘기가 시작되고 중학생이 되면서

이런 말을 했다.


엄마. 나는 아기를 안 낳을 것 같아.


그 말에 궁금해서 이유를 물었다.


"애들이 말 안 들을까 봐."


나는 "애들이 이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면들이

더 많아. 가끔 말 안 듣긴 해도..."

네가 지금은 너도 어려서

너무 먼 이야기라서

그럴 거라고 말해줬다.


최근에 독서모임에서 몇 분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젊은 세대들이 연애도

결혼도 선택이라 생각하고

연애를 굳이 하고 싶지

않아하는 퍼센트가 늘었다는 말이 나왔다.


아이들도 함께 참여하는 독서모임이었고

딸은 옆에서 그 얘길 듣더니 끄덕인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부부의

고민을 들은 기억이 있어서

그 이야기를 꺼냈다.


자신들은 좋은 부모가 될 자신이 없어서

아기를 못 낳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딸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는

자신도 그런 마음이 공감이 된다고 했다.


희생하고 고생하는 게 힘들 것 같다고...

딸은 아직 어리니까 자신 없는 게

당연한 생각이지 싶었다.

처음 자녀를 기르는데

과연 누가 자신이 있을까?


이 과정은 겪기 전에 미리 짐작하거나

연습할 순 없는 거다.

함께 겪으며 경험되는

것이다. 다 서툴고...

결코 자신이 있어서

하는 게 아닌 거였다.


한편으론 삼 남매를 기르는 과정이

딸이 옆에서 볼 때,

많이 힘들어 보였나 싶어서

나를 돌아보기도 했다.


난 분명히 기쁘고 좋은 부분이

꽤나 많았는데 말이다.


누군가를 길러내며 애를 쓰는

과정이 따지고 보면

희생과 헌신이라 할 수 있다.

근데 그 과정이

수치로만 나타내면

시간 마이너스

커리어 마이너스

피로와 고생 플러스

경제적인 부분 마이너스

 = 결국 손해 보는 장사가 맞다.


그런데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은

풍성해진다.


인내심과 기다림 덕목 장착

사춘기를 겪으며 내려놓는 훈련 증가.

그럼에도 다시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지속성 배가

무조건적 사랑의 근사치 경험

좌절을 통한 성장

자녀의 성장을 보는 감동

육아로 경험 가능한 기쁨.


.

.

.

신앙적으로도 주님의 자녀를 향한

사랑을 다각도로 느낄 수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어린 왕자의

가르침이 육아를 통해

깊이 와닿는다.


결혼도 출산도 다 선택이다.

본인 의사다.

다만 희생과 헌신이

손해라는 시각에서 벗어나서

의미와 가치를 고려한

자신을 위한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얼마나 이쁘고

귀한데...

물론 꽤나 고생스러울 때도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올 순간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생명을 낳고

기른다는 건..

실로 대단한 경험이다.


여행과 책, 경력, 인간관계를 통한

경험, 그 이상의 엄청난

그 무언가를 준다.


#사랑 #희생 #사춘기 #양육 #헌신 #결혼 #출산 #고생


https://brunch.co.kr/@129ba566e8e14a7/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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