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수생 아들이 그저 고맙다.
6월 모의고사는 수능과 관련성이 많기에 중요한 시험 중 하나이다. 아이가 모처럼 긴장한 듯한 모습도 보였다. 그래도 잠도 푹 잘 자고 잘 먹고 시험장으로 향했다. 집에 돌아오면서 장시간 시험을 끝내고 온 후련함과 산뜻한 표정으로 들어오는 아이. 잘 보건 못 보건 아들은 항상 밝은 미소를 지니고 있다. 늘 한결같은 아이다.
오늘은 그동안 시험 중에서 가장 걱정이던 수학이 술술 풀려서 신기했다고 한다. 문제가 어렵게 나오진 않아서 다들 잘 보지 않았을까 싶다고도 했다.
채점을 하고 산책을 가기로 했다. 오늘은 내가 오래간만에 답을 불러주고 아들이 채점을 한다. 나름 못 보진 않았다는 자신이 있으니 그렇게 해도 되겠다 싶었던 것인지.. 아니면 엄마라서 편해서 그냥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1월부터 공부를 시작해서 3월 대학교를 입학하고 성실하게 수능 준비도 함께 했던 아이. 2학기에는 휴학을 하고 본격적으로 수능 준비에 올인을 할 예정이다. 독학재수 가능한 곳을 알아봤고 집이랑 멀지 않아서 부담이 적었다. 대중교통으로 다닐만한 곳이다.
아이는 산행을 좋아하고 역사 이야기를 좋아한다. 내향적인 성향이라 집에서 조용히 쉬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내면에는 안정감이 느껴지고 얼굴엔 편안함이 묻어있다. 마음이 편하니까 공부하는 것이 힘들어도 버티는 것이 그래도 (조금은) 수월한 것이겠구나 싶다. 조용한 듯 자신만의 루틴이 있다.
반수를 결정하고 재수를 하는 시간들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불확실성 속에서 매일매일 공부 루틴을 잡아가며 멘탈을 지키는 과정, 대학교 생활과 수험 생활을 병행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일 테니까.
오늘 모의고사를 보고 나름의 가능성을 보게 되었고 노력한 것에 대한 보람도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이렇게 하루하루 성실하게 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배우는 것들이 많을 거란 생각이 든다.
아들을 믿는다. 올해는 나도 한 고비 지나서 그런지 작년처럼 부모로서의 욕심이 크진 않다. 조금 마음에 여유도 생기고 아이의 인생을 축복해주고 싶은 마음, 조금 멀리서 아이를 지켜보는 부모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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