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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세 아이엄마, 전 트롯보다 케이팝을 좋아합니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이자 엄마입니다.

by 프레즌트

중학교 때 반장이던 모범생 아이가 눈이 퉁퉁 부어서 학교에 왔다. 일주일간 멍하게 있더니 가끔 주룩주룩 눈물을 흘리기도 했던 아이. 우리 반 반장이었던 전교 1, 2등을 하던 그 친구는 서태지의 광팬이었고 지금으로 말하자만, 덕질 끝판왕에 콘서트를 다니던 친구였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HOT, 젝스키스가 인기가 있어서 내가 다니던 학교 근처에 있는 학교에는 문희준과 강타가 고등학생 신분으로 있었다. 아이돌 1세대라고 하는 그때 그 시절이 나도 그들과 같은 나이였다.

서태지를 좋아하던 친구는 쉬는 시간마다 음악을 듣거나 사진을 보기도 했고 그녀의 엄마는 딸과 함께 콘서트에 가고 팬클럽 회원으로 소속이 되어있었다. 팬클럽 회장이라는 소문도 있었다.


그 당시에는 좀 특이하기도 하고 유별난 엄마시단 생각을 했었다. 서태지와 아이돌 해체 소식에 엄마도 같이 그 마지막 자리에 가서 딸과 함께 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있다.


이제는 어느덧 세월이 흘러 흘러, 그 시절 그 친구의 엄마 나이가 지금의 내 나이가 되었다.

지금 우리 막내가 중학생이 되면서 좋아하는 아이돌이 생기고 나도 함께 딸과 관련 이야기를 나누면서 노래를 좋아하게 되고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딸이 좋아할 만한 (사실 나도 좋아하는, 어쩌면 내가 더 좋아하는) 가수들의 영상들을 수집하여 아이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아이돌 팬이라면 종종 들어간다는 위버스라는 곳도 알게 되어 딸에게 알려주기도 했다.


예능이나 서바이벌 게임, 서바이벌 오디션 등을 평소에도 좋아했지만, 혼자 보던 것을 이제는 딸과 함께 보면서 더 즐기게 되었고 함께 응원하는 연습생들도 생겨났다.


어린 시절 엄마, 아빠가 좋아하시던 트롯을 나는 참 싫어했던 기억이 있다. 사실 음악이 싫다기보다는 음치이신 아빠께서 반복해서 부르시는 것을 듣기 싫어했고, 강원도를 주말마다 오가면서 차 안에서 크게 트시는 테이프가 싫었었다.


나도 언젠가는 트롯을 좋아할 날이 오긴 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날이 아직 오지 않았다.


아직은 아닌가 보다. 투어스 노래를 좋아하고 아직은 아이돌 그룹들의 춤이 더 좋다. 비록 따라서 부르지는 못해도 (후렴만 겨우 부르는 정도지만), 딸이 부를 때 같이 흥얼거리는 정도다.


취향이라는 것이 조금씩 바뀐다고들 하지만, 여전히 나이가 먹어도 아이돌 좋아하던 습성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


아는 강사님과 통화하던 중에, 강사님은 변우석을 엄청 좋아하신다고 하시고 나에게도 물으셨다.

"샘은 누구 좋아해요?"


"선생님. 저 사실 아이돌 좋아해요."

내 대답에 선생님이 웃으신다.



이젠 딸과 함께 좋아하는 아이돌 이야기를 하면서 놀게 된다.


'좋아하는 거에 나이가 따로 있나? 뭐.. 남에게 피해 주지 않으면 되지.'

'좀 유난스러워 보이는 엄마가 되면 어떠나?'


아직 딸이랑 콘서트엔 가본 적이 없다. 딸 졸업 선물로 티켓을 끊어주고 싶은 정도?

과거에도 조용히 뒤에서 좋아하는 팬이었던 나는 여전히 그렇다.


그래도 딸이랑 언제 한번 직접 콘서트에 가서 응원해보고 싶다.

나도 올림픽 공원에서 하는 드림 콘서트였나... 거긴 한번 가본 적 있었던 것 같다. 아니었나? 기억이 가물거린다.


'딸아. 엄마가 한번 구해볼게. 딸! 깜짝 선물 마련해 볼게.'


근데 요즘엔 표를 구하는 것도 어렵다고 하고 그것도 정보싸움이라고 하니 슬슬 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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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129ba566e8e14a7/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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