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아이들과 잘 소통하기 위해서는 아이가 좋아하는 관심사로 접근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저는 막내딸과는 함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즐겨 봅니다. 그 시간을 함께 기다리고 응원하는 팬이 되어 아이와 공유할 영상들을 모으기도 해요. 식사 후 아이랑 그 영상들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노래 후렴구를 부르기도 합니다. 마음에 드는 장면은 여러 번 돌려보기도 하고요. 물론 저도 예전부터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좋아하기도 했고요.
둘째는 방탈출 카페를 좋아했는데, 막내랑 저 이렇게 셋이서 가기도 했습니다. 함께 미션을 수행하면서 생각을 모아보며 몰입하는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저도 2~ 3개 정도는 도움을 주어서 아이들의 인정을 받기도 했어요.
방학에는 함께 만화 카페를 가기도 했습니다. 가서 2시간 정도 있기도 하고 제가 바쁜 날은 데려다주고 오기도 해요. 근처 도서관에 웹툰코너에서 만화책을 빌려오기도 합니다.
주말에는 함께 보드게임을 해요. 코코뱅뱅, 세트, 우노, 뱅, 셜록홈즈, 다빈치코드, 루미큐브, 시퀀스, 라비린스 등 다양한 게임을 즐깁니다. 2~3시간이 금방 가고 함께 하는 그 시간 자체가 주는 즐거움과 나눔이 있습니다. 저는 아예 보드게임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교육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아이들과 했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룰도 금방 익히고 곧잘 게임을 잘할 수 있더라고요.
제가 한 가지 더 노력한 것은 아이들이 읽는 책을 저도 같이 읽으면서, 이야기를 나눌 기회들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어린이독서모임이 있었는데 그곳에 부모들도 함께 참여를 하여 토론도 하고 발표를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저는 청소년 소설을 많이 읽었고 기억전달자, 모모, 구덩이 등의 책들은 저의 최애 책들입니다.
최근에는 둘째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네가 엄마를 편하게 생각하고 믿는 대상이어서 그런 건 알지만 엄마도 너의 이런 말들에는 상처를 받기도 해.'라고 말을 했어요. 부모가 사춘기 아이를 기르면서 인내심을 발휘하고 참아내고 받아주는 시간도 필요하지만, 지켜야 할 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존중하는 것에는 양보가 없으니까요.
내 아이를 완벽하게 다 이해할 순 없고 아이도 부모의 어떠한 부분에는 불만이 있고 결핍을 느낄 수밖에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부모-자녀의 관계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