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위한 엄마의 플렉스

생일날 딸에게 점수 따기

by 프레즌트

곧 중3이 되는 막내의 생일날이다. 미역국은 패스하고 기분 좋게 시간을 보내도록 조금 신경 써서 말도 이쁘게 해 주고 기분 좋은 생일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토요일에 엄마 생신, 여동생 생일, 우리 막내, 둘째 조카 이렇게 4명의 생일을 함께 한다. 고깃집에서 밥을 먹고 생일 케이크를 켜기로 했다.


딸에게 선물을 하나 주고 싶었다. 야무지게 스스로 공부도 놀기도 방학도 잘 보내고 있는 딸이 기특하기도 하고 교회에서는 찬양팀과 어와나로, 중학교에서는 음악 밴드부 공연으로 바쁘게 생활했고 지각 한번 없이 알차게 일 년을 보낸 아이. 그 와중에 성적도 잘 유지했다.


곰곰이 생각하다가 아이가 좋아하는 만화책 전집을 주문해 버렸다. 블루록이라는 스포츠 만화인데 하이큐도 좋아했던 터라 집에 중고로 만화책 전집들이 몇 개 있는데, 오래된 것들은 중고로 정리했었다. 블루록이라는 만화책은 34권까지 전집이 있었고, 가격이 만만치가 않았다.


시중에 나온 것은 중고는 없으니 새책으로 주문을 해야 했고 프리랜서 강사다 보니 방학 기간이 비수기여서 돈도 여유가 없는 시점. 그래도 아이를 위해 아이 맞춤형,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주문을 하였다.


아이에게 전집 사진을 캡처하여 보내주니 너무 신나서 난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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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이제 좋아하던 피아노 학원을 2월까지 다니고 정리를 하기로 하였다. 아쉬운 마음에 눈물도 뚝뚝 흘리며 아이는 우리를 여러 번 설득을 하였지만 이제는 공부에 좀 더 집중하기로 했다. 사실 아이는 제대로 영어학원도 다닌 적이 없다.


이제는 문법도 좀 공부를 해야 하고 어느 정도 고등학생이 되기 위해 단어도 좀 외우고 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도 알지만 본인도 알고 있다. 주 1회 문법 강의를 들으러 가게 된 아이. 그동안은 원어민 화상 영어를 주 1회 했었어서 스피킹이나 리스닝, 독해는 어느 정도 하지만 문법은 한 번도 배운 적이 없다. 학교에서 배운 것이 다인데 문장 형식도 이름이 익숙지 않아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딸아. 그러면 어떠냐? 너는 그동안 네가 하고 싶은 거 실컷 하면서 행복했으니까 이제부터 하나하나 하면 되지~ 이제 시작이다." 내가 기죽지 말라고 말해줬다.


딸은 끄떡인다. "엄마. 나 이런 걸로 기 안 죽어. 걱정 마요!"


이번 방학에는 영어 문법도 배우지만 스스로 독서를 많이 하겠다고 계획을 세웠다. 드럼 연습도 열심히 한다.


막내가 뭐든 즐겁게 의욕 있게 시도하는 모습이 참 기특하다. 오늘도 도서관에서 만화책을 20권 빌려왔다. 내가 10권 들고 아이가 10권 들고.. 방학에는 만화책도 보면서 독서와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하기로 했다.


누군가는 굳이 만화책을 사주냐고 할지 모른다. 그래도 선물은 자고로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사주는 게 맞다.

생일 선물 아닌가...


오늘 점수 좀 많이 딴 것 같다. 케이크도 다 괜찮고 만화책이면 충분한 아이니까.

통장에 잔고는 줄어들었지만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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