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것으로 승부하는 시대가 왔다고?
인공지능 시대에는 인간이 할 수 있는 대부분의 것들을 AI가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과연 '나는 무엇으로 승부를 볼 수 있을까?' 고민이 되는 때입니다.
인공지능과 관련된 세바시를 비롯한 지식 인사이드, EBS 프로그램을 보면서 공통되는 인간이 비밀병기는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인간은 인공지능처럼 용량이 무제한이지 않고 분명 한계, 실수, 무지의 영역들이 많은 존재입니다. 쉬어줘야 하고 정신적인 관리도 필요할 뿐 아니라 나이 들어가는 유한하고 작은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많은 강사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인간의 그런 부족해 보이는 것들이 인간을 인간답게 해주는 고유한 것들임을 말합니다. 뚝딱 번역해 주는 언어모델이 있고 그럴듯한 소설도 쉽게 써주는 AI 지만 그것은 생동감 있는 인간의 이야기하곤 어딘지 달라 보입니다. 때론 감추고 싶기도 한 내면의 스토리, 찌질해 보일 수 있는 인간만이 가진 불완전한 모습을 겉으로 흉내 낼 수 있을 뿐, 진짜 리얼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저도 경력단절과 부모교육 관련된 전자책을 쓰거나 칼럼을 쓰고 있는데요. 진짜 내 글이 되려면 나만의 경험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그저 정보를 주기 위한 글을 쓰는 것이 아니고 나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대상들과 함께 공감하고, 그 당시 실패했고 좌절했던 낙담했던 순간들을 꺼내놓음으로써, 연결됨을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거짓으로 내 얘기인 듯 인공지능이 짜깁기 한 경험을 쓴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전달하는 순간 그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일 뿐, 독자와 내가 만나는 지점은 같은 곳일 수 없습니다.
미켈란젤로가 만든 유명한 피에타상이나 다비드 상,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는 인간인 그의 삶과 신앙, 고뇌와 노력이 녹여낸 진짜 진품인 것이지요. 비슷한 복제품들이 관람객들을 속일 순 있겠지만 우리는 그의 작품 속에 그만의 인생 스토리와 내가 연결을 느낄 때 진짜 감동하고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고흐의 작품 자체의 아름다움도 있지만 그보다는 그의 인생을 통해 그림을 볼 때 우리는 전율하게 됩니다.
딸과 함께 보았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아도, 연습생들이 겪는 실패와 포기하고 싶은 상황을 극복하고 다시 재도전하는 모습을 보았기에 지금 데뷔한 팀에 대해 더 응원하고 기대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지요. 이제는 인간보다 더 잘 부르는 AI 가수들이 많고 기복 없이 시간이 흘러도 그들의 목소리는 동일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원로 가수들의 세월이 묻어난 목소리와 은퇴를 앞둔 가수들에게 인간적인 친근함과 감동, 아쉬움을 느낍니다. 감기에 걸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와 최상의 전성기의 목소리는 다를 수밖에 없고요. 그런 스타들의 모습 속에 우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감대를 형성하며 연결됩니다. 응답하라 1988 드라마를 보면서 나의 그때를 회상하며 깊이 빠져들게 되는 것이지요.
우리 각자는 자기만의 인생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을 어쩌다 찾을 순 있지만 똑같은 경험은 없고 비슷한 경험을 느끼는 각자의 반응도 추억도 다를 겁니다.
조각상 뒷면을 보면 미완성된 듯한 표면을 볼 수 있잖아요? 그 순간 실망스러운 감정보다는 '아 이런 완벽해 보이는 작품도 결국 나약한 인간이 만든 걸작품'임을 증명해 주는 것이지요.
우리가 했던 작은 발자국들이 지금의 나를 형성해 왔다는 것. 그것이 인공지능이 경험할 수 없는 자신만의 진짜 콘텐츠가 된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환경과 성장, 유전적인 차이는 다양성을 만들고 우린 그래서 같은 기준점으로 평가되지 않는 존재들입니다. 각자 다르게 특별하면서 다 다르게 고유합니다.
인공지능 시대, 인간의 약함이 오히려 승부수가 되는 시대인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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