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신입생이 되었고 가끔씩 대학 생활 이야기를 해주곤 합니다.
아이가 조용한 성격이고 도전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성향이라서, 내심 우리 부부는 아이가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이것저것 경험해 보길 바라는 마음이 있긴 합니다.
남편도 아이의 대학생활에 관심이 많습니다.
남편: 너는 동아리 뭐 들 거야? 아빠 때는 사회봉사동아리도 있었고 봉사하러 외국도 가고 하더라고. 등산 동아리도 있었고 본격적으로 진심이더라. 해외 원정도 가려고 일 년 준비하고 놀랐던 기억이 있어.
아들:... 동아리 아직 생각 안 해봤어요. 동아리 소개도 3개밖에 없었어요.
나: 요즘은 동아리 잘 안 한대요. 애들이 자기만의 생활이 중요하고. 요즘엔 어울려서 놀고 그런 시대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남편: 우리 때는 진디밭에서 놀고 같이 과방 가서 모여서 놀고 그랬는데.. 너 오케스트라도 좋아할 것 같고. 아빠는 응원하는 것도 하고 했고 참 재밌었었거든. 학생회관 같은 데 가봤어? 공강 시간에 어디에 있어?
아들: 도서관에서 쉬거나 책 읽어요.
남편: 같이 애들이랑 밥 먹으러 가거나 그러지 않아?
아들: 밥 먹는 경우도 있긴 한데 각자 하나씩 어디로 가고 바쁜지 다 갈 때가 있나 봐요. 도서관도 가고 하더라고요.
남편: 우리 때는 많이 노는 분위기였어서 좀 다르려나?
나: 다르죠. 벌써 거의 30년 전이니 완전 다를 것 같은데? 엄마 때도 벌써 거의 25년 전이니.. 엄마는 동아리 하긴 했었는데.. 역사 동아리 같은 거 너가 좋아할 것 같은데, 그런 거 요즘 없겠지? 무슨 동아리가 있으려나?
남편: 역사 그런 거는 아마 없지 않을까? 뭐가 있을까? 우리 때는 동아리를 두세 개 하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나: 한 개도 바쁠 텐데.. 두세 개를? 그땐 널널했나보네. 요즘 그런 애들은 없지. 댄스 동아리나 밴드부 같은 거는 있을 것 같고. 우리 아들은 뭐 하면 좋으려나?
한참 이야기를 하다가 친구관계 이야기가 나왔다.
남편: 너는 동기들 만나면 인사하니?
아들: 하죠.
남편: 안녕 그러는 거지?
아들: 안녕? 그런 건 어색하니까 다들 안 해요. 하는 거 못 봤어요.
나: 나도 친구 만나면 눈 인사했지 안녕 이러면서 손 흔들지 않았는데? 당신도 생각해 보면 안 했을 걸요?
남편: 응. 그런가? (잠시 생각하더니) 하긴 나도 그러진 않았던 것 같긴 하네.
아들: 그냥 눈 인사 하거나 어디 가냐? 이렇게 묻고 따로 인사는 안 해요.
나: 그렇지. 아. 맞다. 동아리 있으면 한번 알아보고 좋아하는 거 관심 있는 거 있으면 하나 시험삼아 해보면 좋지. 아무래도 동아리 가면 관심사가 비슷할 테니..
아들: 네. 한 번 알아볼게요.
아들 말로는 요즘 친구들은 다들 바쁜 것 같고 준비하는 것들이 많아 보인다고 합니다. 1학년인데도 벌써부터 이것저것 준비를 하고 학점 관리를 하는 건지..
나는 동아리 선후배들과 엠티도 가고 매주 1번 이상씩은 만났고 선배들이 밥도 사주고 연합 동아리로 지부별로 모이고 했었는데, 시대가 너무 옛날인지라 아들에게 참고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남편은 90년대 초반, 저는 90년대 후반 학번이니 너무 화석이네요. 남편도 저도요...
요즘은 20살이 되어 여자친구 사귄 경험이 없으면 '스스로 모쏠'이라고 한다는데, 우리 때는 대부분 20대 되어서 사귀기 시작했었잖아요. ㅋ
남편은 나름 아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해주고 싶은 이야기도 많았을 텐데, 제가 조금 면박을 준 느낌도 드네요. 근데 이 세대차이 어쩌나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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