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가는 줄 모르게 즐거워진 이유
무대 공포증을 극복하고 강사가 된 지 4년이 넘어간다. 제대로 일을 시작한 지는 3년 정도 되었다. 긴장을 완화시키려고 미리미리 준비하는 시간들이 많았고 운전하면서도(길을 가면서도 사람이 없을 때는) 시연을 하곤 했다. 부족감도 많이 느꼈었고 쉽지만은 않았다. 어색함을 극복하려고 부단히 애썼다.
최근에는 시니어를 위한 수업들이 생겨나면서 제법 큰 기관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고 여전히 긴장이 되긴 하지만.. 그만큼 자신감과 성취감도 커졌다.
어제 출강한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났다. 강의 시간이 정말 8, 9분처럼 느껴질 정도로 즐거웠다. 과거에 배웠던 물아일체와 같은 완전한 몰입의 경지가 이런 건가 싶을 정도로 아이들과 내가 하나가 된 듯한 착각에 빠져드는 순간이었다. 이런 비슷한 경험들이 여러 번 있었긴 했지만, 이제는 확실히 '내가 즐기고 있구나!' '이런 날이 오긴 오는구나!' '아. 너무 행복하고 뿌듯하다.'라는 말이 나왔다.
출강하는 장소가 멀고 돈이 별로 되지 않은 곳도 일부러 찾아가서 강의 경험을 쌓으려고 노력했었다.
많은 학교로, 지방까지 출강하면서 다양한 학생들, 교사들을 만났다. 새벽같이 출강을 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강의 시작하면서, 긴장하여 실수도 있었고 시간이 남아있어도 강의 생각만 하면 겁이 나기도 했었다.
시간이 해결해 주는 부분도 상당한 것 같다. 그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하기도 했고 진심이기도 했다.
아이들과 하나가 된 듯한 시간은 서로가 경험되기 때문에, 아이들도 종이 치면 다소 놀란다.
'벌써 끝났어요?'
'다음에 또 오시나요?'
'다음에 또 오세요. 우리 반'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흐뭇하고 보람이 되기도 한다. 나는 아직 카리스마가 있거나 탁월한 강사는 아닌 것 같다. 아니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나름의 편안함과 자연스러움, 약간의 유머와 진솔함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기관에서 따로 연락을 주셨다.
"**날 수업 잘하실 수 있죠? 일부러 따로 연락드린 거예요. 강사님 믿고요."
내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네. 최선을 다해서 준비해 가겠습니다."
기관연구원: 자신 있다고 해야죠? ㅋ
나: 네. 자신도 있습니다.
아직 갈 길은 멀었지만 이 길이 맞다는 확신은 커졌다.
오랜 경력 단절 이후에 다시 찾게 된 꿈이라서 더더욱 주어진 시간들이 소중하다.
https://brunch.co.kr/@129ba566e8e14a7/8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