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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민 Jan 11. 2022

명당 게설 이야기

우리 고을의 옛이야기 <옛이야기 속으로>

  남해의 진산인 망운산과 이어지는 녹두산 줄기가 좌청룡의 형국이요, 지리산의 줄기인 금오산 줄기가 우백호로서 가깝고도 먼 산이 겹겹으로 둘러쳐 있으며 광양만과 강진바다를 앞뒤로 하고 노량 앞 남해대교 밑을 지나는 해수가 줄기차게 흐르고 있다. 노량리 산성산의 줄기와 감암마을 뒷산 그리고 마을 앞 대와도와 관계되는 게설의 이야기가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300년 전의 일이라고 한다. 정주 지씨 성을 가진 모 사람이 설천면 노량리 감암마을에 살다가 임종을 하였다. 이 마을은 뒷산만 산이지 앞과 옆은 바다이기 때문에 가난한 이 사람에게는 묘자라기 없었다. 아들(상주)은 걱정만 하다가 출상이 내일로 다가왔지만 묘 쓸 곳을 찾지 못하고 걱정만 태산 같았다.

  그날 밤 상주가 빈소에서 막 잠이 들었는데 하얀 도복을 입은 도사가 나타나 조빈석부하다며 말하기를 “유명한 인물이 나올 곳은 마을 뒷산 어느 지점이 좋으니 묘를 쓰면 좋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하관 일시는 죽은 소가 울거든 하관하라.”고 말하고 사라졌다. 

  아들 상주는 꿈에서 깨어나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일단은 꿈에서 일러준 곳을 묘자리로 정하고 죽은 소가 언제 울지도 모르는 일이라 장례의 출상 시간을 아침 일찍 정하였다. 평상시의 출상 시간보다 일찍 뒷산 묘소로 상여는 올라갔다. 상부꾼들은 지루함을 참지 못하여 빨리 산을 내려가자고 하면서 웅성거리기 시작하였다. 상여가 올라온 지 한 시간 이상을 지났을 때였다. 

  이웃 노량마을에서도 심씨 집안에 초상을 당하여 건너편 산으로 북과 강쇠를 치며 올라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때 한 사람이 지금이 하관할 때다. 들려오는 저 북소리는 소가죽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죽은 소가 우는 소리다. 하니 상주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하관을 시작하였다. 하관을 한 장소에 안장을 하려고 시토를 하는데 관이 흔들려서 관 밑을 보니 자그마한 돌이 있었다. 그 돌을 뽑아내니 그곳에서 흰 게가 나와 같이 매장을 하였다.

  이후 유명한 인물과 부자가 나올 것이라 믿고 있는데, 일본의 침략을 당하여 일제강점기에 접어들면서 일본이 풍수지리설에 의한 명당자리의 맥을 없앤다 하였다. 13인의 위원회를 동원하여 게설의 맥에 해당되는 마을 앞의 대와도에서 땅을 넓게 하고 불을 놓아 감암마을 뒷산의 정기를 빼내는 등 부자와 유명인물 출생을 방해하는 못된 짓을 자행하였다. 

  지금도 불을 놓고 땅을 판 흔적이 남아있다. 이로 인하여 부자와 인물이 이 마을에 출생이 안 된다고 이곳 지씨 문중에서는 아쉬워하고 있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는 일제강점기 때 흰게의 정기가 묻어있는 명당자리의 흙을 바다에 뿌렸기 때문에 마을 앞 바다와 대와도 주변에는 4~5월이면 도다리, 볼락, 6~9월에는 감성돔이 , 10~1월에는 노래미, 볼락이 많이 잡혀 마을 주민들의 주 소득원이 되기도 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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