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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민 Dec 19. 2021

수중명당 장곶이 이야기

우리 고을의 옛이야기 <옛이야기 속으로>

 장포리는 긴 개로 이루어져 장포라고 하는데 창선면 진동리에서 분동되었다. 이곳 장포 끝 장곶이에 동메가 있는데 이 동메를 거북산이라고 한다. 이 거북산은 바다를 보고 내려가는 형국이고 풍수설에 따르면 묘자리가 바다 물속에 있다고 하여 옛날 한 풍수가 보재기(잠수부)를 보고 “물밑에 잠수를 해서 들어가면 반드시 돌로 새긴 부처가 있을 것이다. 내가 주는 이 고리 두 개를 가지고 물속으로 들어가서 하나는 왼쪽에 걸고 하나는 오른쪽에 걸어라.”하고 신신당부했다.

  보재기는 물속으로 내려가면서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이건 분명히 무슨 곡절이 있는 것이니 이럴 바에는 고리를 바꾸어 걸어 놓기로 결심하고 계속 물속으로 내려갔다. 과연 무시무시한 돌부가 두 을 부릅뜨고 노려보는데 기절초풍할 지경이었다. 그래서 앞에서는 고리를 도저 못 걸겠고 뒤로 돌아가서 걸었는데 보재 고리는 왼쪽에 걸고 풍수 고리는 오른쪽으로 걸었다. 앞에서 보면 정반대 현상이다. 고리를 건 보재기는 물 밖으로 나왔다.

 밖을 나온 보재기에게 풍수는 고리를 시킨 대로 걸었느냐고 물으니 보재기가 말하기를 도저히 무시무시해서 시키는 대로 걸지 못하고 뒤로 돌아가서 걸었는데 내 것은 왼쪽에, 풍수 것은 오른쪽에 걸었다고 했다. 그러자 풍수는 호통을 치면서 다시 들어가서 바꾸어 걸라고 했다. 다시 보재기는 물속으로 들어가 험상궂은 부처를 찾으니 온데 간데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보재는 물속에서 나와서 사실대로 말하니 풍수는 한탄을 하면서 “임자는 따로있는 거야!”라며 탄식을 하였다.

  그 후 보재 집안은 날로 번창하고 풍수 집안은 가운이 기울였다고 한다. 보재는 고리를 부에게 걸면서 자손의 번창과 큰 인물이 태어나도록 마음속으로 빌고 빈 것이 틀림없 사실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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