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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민 Oct 18. 2021

남근바위에 얽힌 이야기들

우리 고을의 옛이야기 <옛이야기 속으로>

 옛날부터 고두 끝 남근바위라는 말이 있었다. 언포 끝 남근바위가 있던 곳에 3미터 정도 되는 바위가 누워 있었는데 태풍 어빙에 의해 굴러 두동강이 나고 말았다. 아랫부분 1미터 정도이고 윗부분이 2미터 정도이며 무게는 약 2톤 정도 되는 바위다.

 고두마을 어떤 노인이 고두 끝에 바위가 없어져 고두마을에 정기가 빠져나간다고 하여 2006년 9월 11일에 세웠으나 태풍으로 다시 넘어진 것을 10월 7일 다시 세워 놓았다.

  우리 겨레는 해를 숭상하고 불, 남아, 남자의 힘을 상징하는 남근, 남아를 선호하는 면이 있다. 이곳은 창선의 동쪽 돌출부로 해가 솟아오를 때 앞에 있는 신수도 본동과 대구동 사이 잘록한 곳에서 해가 뜬다. 이때 시뻘건 해가 이 바위에 비치면 정말 밤이슬이나 바닷물에 젖은 부분이 빛을 받을 때처럼 한 폭의 그림이나 조각 작품처럼 빛났다. 바위가 없어진 사연은 이러하다. 바위가 산 아래 상단에 있으니 여기서 바로 마주 보이는 대방마을 처녀들이 하도 바람이 나서 밤에 몰래 돌을 넘겨버렸고, 그 돌을 낭장망 하는 사람이 묶어서 어장 닻으로 물에 넣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당시 대방이라는 마을에 큰 배도 없었을 뿐더러 있다 해도 엔진을 얹은 배가 드문 때였기에 어느 누가 이곳까지 와서 야밤에 돌을 밧줄로 묶어 넘겼겠는가? 도무지 믿음이 안가는 소리다.

 대방이라는 마을에 오래토록 돌배가 건재하였다고 하고 돌배가 접안하기 좋은 곳이라 하니, 조판을 걸고 등짐을 하여 돌을 싣고 갔을 것이라는 추정이 오히려 그럴 듯하게 들린다. 그때 당시 돌배 아니면 선착장 죽방렴에 돌을 넣을 수 없었으니 말이다. 돌은 청석으로 잘 깨어지고 썩돌 비슷한 돌도 있었다고 한다. 

  현재 3미터정도 되는 돌이 두 동강 난 것이 남근바위로 짐작된다. 사람이 움직일 수 있는 돌은 모두 가져가고 사람이 움직일 수 없는 돌만 남아 있다. 당시 물가 큰 돌은 어장주들이 어장돌 한다고 묶어서 닻으로 사용한 것이 사실이나 그 용도로 사용한 돌 중에는 그만큼 큰 돌은 없었을 것이다.

                                 - 김성철, 남해의 구전설화 중 '남근바위전설', 남해문화원을 바탕으로 고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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