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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민 Oct 15. 2021

용마 발자국 이야기

우리 고을의 옛이야기 <옛이야기 속으로>

 옛말에 “닭이 즈믄(천)이면 봉이 나고 말이 즈믄이면 용마가 난다”고 했다. 수가 많으면 인걸이 난다는 뜻일 테다. 창선에 목장을 개설한 이래 임진왜란 때가 최성기였다. 그때 많은 말 속에서 말 한 마리가 어찌나 성질이 사납고 드센지 가까이 할 수 있는 병졸이 없다는 소문을 듣고 진주에 주둔 중이던 김덕령(金德齡 1567~1596) 장군이 몸소 목장까지 왔다.

  김덕령 장군은 상신 뒷산의 고동바위에서 용마를 잡아타고 내려왔다고 하는데 그 용마의 발자국이 고동바위에 남아 있고 상신 돌다리에도 같은 발자국이 남아 전해져 오다가 정사년(1917) 홍수에 유실 매몰되었다고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다.

  용마가 어찌나 날쌔고 영특한지 김장군은 이 용마를 타고 혁혁한 전공을 세웠고 그 뒤 장군이 무고로 옥에 갇힐 때 용마는 미리 알고 아무 것도 먹지 않아 장군이 무고 당할 것임을 미리 알았다고 한다. 이몽학의 모반에 연루되었다는 무고에 장군을 바라보면서 눈물까지 흘리기에 장군이 화를 당할 것을 각오했고 끝내 풀려나지 못하고 고문으로 죽게 되자 용마도 마침내 굶어 죽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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