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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민 Mar 21. 2021

남해 양아리 석각의 수수께끼

2. 중국문자설 <내가 읽은 책과 세상>

역관 오경석은 나라 사람들이 해석하지 못하여 끙끙대는 석각을 탁본하여 청나라 금석학자 하추도에게 해석을 의뢰하였다. 그 결과 하추도가 ‘서불기례일출(徐巿起禮日出)’이라고 풀이한 데서 시작된 주장이다. 또한 이 주장은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방사 서불을 동방 삼신산에 보냈다는 <사기>권6 진시황본기 및 권118 회남형산열전의 기록과 제주도 및 일본 미야자키현 등지에 전해오는 서복설화 등의 지원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중국 문자설은 여러 가지 논리적 허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첫째, 서불이 남해 금산(거제 갈도, 제주도 정방폭포, 일본, 대만 등지)을 지나갔다는 다른 증거는 어디에도 있지 않고, 둘째, <사기>에서 언급한 ‘삼신산’이 반드시 우리나라 금강산, 지리산, 한라산을 가리킨다는 확증이 밝혀진 바가 없으며, 셋째, 오세창이 정리한 문서를 보면 실제 자기 아버지가 하추도에게 가져갔던 탁본에서 누락된 획수가 많았음이 증명된다. 넷째, 주나라의 대전을 거쳐 진나라에 이르러 소전이 확립될 만큼 진보된 문자인 진전을 두고 굳이 훨씬 고형의 문자를 남긴 것이 이해되지 않고, 다섯째, 화강암의 석질 풍화상태를 고려해 볼 때, 석각을 새기고 2,200년이 지난 흔적으로 보기에는 너무도 선명하며, 여섯째, 이완우의 연구대로 ‘서불기례일출’ 6자 가운데 대전과 소전, 고문의 문자들과 비교해 볼 때 정확하게 일치하는 자가 1자, 일치 가능한 자가 1자이고, 나머지 4자는 전혀 일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단부에 새겨져 있는 “천(天)”자에 대한 해석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반박의 논거에 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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