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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민 Nov 27. 2021

두꺼비섬과 뱀섬 이야기3

우리 고을의 옛이야기 <옛이야기 속으로>

“그래요 만약 다시 그런 장면을 보게 되면 그냥 못 본 척해 버려요.”

“그럼 그 두꺼비가 또 나를 바라보면서 원망하는 눈길을 보낼 텐데, 못 본 척하기도 그렇고 구해 주기도 그렇고…”

“그럼 어떻게 해요?”

“그냥 집에서 두문불출하고 있지 뭐.”

  그들 부부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두꺼비가 농부의 꿈에 나타났다.

“ 농부님, 참으로 감사합니다. 이 은혜를 보답하기 위하여 지금 남해의 구름이란 구름은 다 여기에 모으고 있습니다. 조금 있으면 비가 올 것입니다. 비가 오면 저는 바다를 통해 저 멀리 다른 섬으로 피할 작정입니다. 저 구렁이는 대대로 원수지간이어서 여기서는 같이 살 수가 없습니다. 저 구렁이가 우리 형제를 잡아먹었기 때문에 우리는 또 저 구렁이의 자손을 해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내가 이 섬을 떠나면 이 싸움을 멈춰질 것입니다. 농부님이 저를 살려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비도 오게 하고 서로 싸우던 그 일을 이제 멈추고 저는 이 섬을 떠나려는 것입니다.”

  두꺼비는 눈을 껌벅거리면서 너무나도 분명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이 마을에 가뭄이 계속될 때 동네 사람들이 싸움을 자주 하게 되는 것도 실은 저희 때문이었습니다. 이제 제가 섬을 떠나면 동네 사람들의 싸움은 절로 없어질 것입니다. 지금 몰려들고 있는 저 구름이 비가 되기 전에 저는 이 섬을 빠져나갈 작정입니다.”

  그러자 농부는 꿈에서 깨어 눈을 번쩍 떴다. 두꺼비는 간 곳이 없고 곁에는 마누라만 곤하게 자고 있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네”

  농부는 혼자 중얼거리다가 다시 자리에 누웠다. 이미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 원래 큰 구렁이나 두꺼비는 동네를 지키는 짐승이고, 그런 짐승이 동네를 빠져나가면 동네에 재앙이 드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지금 꿈에 나타난 두꺼비는 자신이 떠나면 재앙도 싸움도 없어질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농부는 이제 영 잠을 이루기는 틀렸다고 생각하고 일어나 앉았다. 그리고 구렁이와 두꺼비의 싸움이 다시 일어날 것인가가 궁금하였다.

  날은 차츰 밝아오고 있었다. 보통 때 같으면 밖으로 나갈 때가 되었다. 그러나 농부는 밖으로 나가기가 난처했다. 구렁이가 정말로 나타나도 그렇고 두꺼비를 다시 만난다는 것도 어쩐지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한참을 우두커니 앉아있던 그는 밖을 내다보았다. 바깥은 우중충해 있었고, 어쩌면 비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렁이는 두꺼비를 찾기 위해서 비를 내리지 못하게 하고, 두꺼비는 비를 내리게 하기 위해 구름을 끌어들이고……. 이상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던 농부는 자신도 모르게 축담으로 발을 내려놓았다.

  아!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지금 막 모래사장에서 두꺼비가 바다로 뛰어들어 헤엄을 치며 바다 저쪽으로 가고 있는 게 보였다. 그리고 그 뒤를 구렁이가 빠른 속도로 뒤쫓는 것이 아닌가. 일단 바다에 뜬 두 짐승은 속력이 거의 비슷해 쉽사리 잡을 수도 잡힐 것도 같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빠른 속도로 바다를 헤엄쳐 가는 것은 분명했다.

  농부는 자고 있는 아내를 깨워 그 모습을 가리켰다. 그러자 마누라는 크게 소리를 질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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