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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루아람 Mar 25. 2021

부끄러움과 굳셈의 미학

- 이준익 감독의 영화 '동주'를 보고 <내가 읽은 책과 세상>

영화 '동주'는 

영혼이 고결했던 두 젊은이의 치열한 삶을 보여준다. 

한 사람은 용광로보다 뜨거운 지성으로 뒤틀린 시대 현실을 정면으로 치고 나가려 하고, 

다른 한 젊은이는 비린내 나는 자신의 영혼을 끊임없이 씻어내며 맑게 살려한다. 


이 영화를 통하여 우리는 똑 같은 지옥살이를 

두 젊은이가 얼마나 다르게 헤쳐 나가는지를 본다.

한 사람은 명징한 지성의 줄기를 붙잡고, 

또 한 사람은 곰살스런 감성의 줄기에 매달린 채 

때로는 맞서고  때로는 어루만져주면서 

지옥불이 들끓는 벼랑길을 건너가는 것을 지켜본다.  


그러는 동안 내도록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때로는 가슴 한 켠이 짜릿짜릿 아려옴을 조용히 느껴야만 한다. 

그것은 우리가 그들과 똑 같이 조선의 피를 물려받아서가 아니라, 

거대한 권력 앞에서 눈 한 번 꿈쩍하지 않는 몽규의 굳셈과 

한 치의 부끄럼도 없이 살고 싶어했던 동주의 맑은 양심을 

쉼없이 우리 자신과 견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며, 

그 비장함 속에 오랫동안 사로잡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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