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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민 Jun 18. 2021

산청 설화의 짜임과 속살1

- 산청군의 옛이야기 4 <옛이야기 속으로>

『산청구비문학①②』과『경남전설을 찾아서』에 수록된 설화 476편을 분류해 보면, 전설이 350편이고 민담이 126편이다. 전설은 다시 4편의 신화적인 이야기와 219편의 자연전설과 127편의 인문전설로 나뉜다. 자연전설은 208편의 육지관련 전설과 11편의 하해관련 전설로 나뉘고, 인문전설은 45편의 인물·행적 전설과 82편의 유물·유적 전설로 나뉜다. 민담은 107편의 본격담, 1편의 동물담, 18편의 해학담으로 나뉘고, 본격담은 106편의 현실담과 1편의 공상담으로 나뉜다. 동물담에는 동물우화가 유일하고, 해학담으로는 치우담이 3편, 사기담이 14편, 경쟁담 1편이다.


이 지방에 전래되는 설화 중에는 지리산의 봉우리나 계곡·사찰·폭포 등과 관련된 것이 많다. 그 대표적인 예가 「지리산 성모사 전설」이다.


지리산의 수호신은 ‘마야부인’이고 반야봉의 산신은 그녀의 남편이었다. 어느 날 남편의 옷을 기워 놓고 오기를 기다리던 마야부인은 백무동 뒷산에 핀 왕새꽃의 어른거리는 그림자를 남편의 모습으로 여러 번 착각하였다. 이에 화가 난 부인은 왕새꽃을 모두 뜯어버리고 남편의 옷을 찢어버렸다. 그 뒤 백무동에서는 지금까지 왕새꽃이 피지 않으며, 그 찢겨진 옷자락들은 ‘천왕할머니 모시가래풀(실풀)’이 되어 높은 나뭇가지나 절벽에 핀다고 한다. 이 마야부인을 모신 사당이 ‘성모사’이며, 여기에는 훼손을 금지하기 위한 금기설화도 전해온다.


이 밖에도 지리산 내원사의 「폐사설화」, 성장군이 왜구를 격퇴하였다고 전하는 「장터목설화」, 고부간의 갈등에서 빚어진 비극을 그린 「승지골전설」, 병으로 죽은 신부의 한을 그린 「신행당고개전설」 등이 있으며, 동물이 인간에게 은혜를 갚은 생초면의 「충마총전설」, 신등면의 「의구총전설」 등이 전해오고 있다. 또한, 이 지방은 영남 우도 성리학이 번성한 곳으로 많은 인물설화도 전래되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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