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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민 Jun 26. 2021

하동 설화의 짜임과 속살 1

- 하동군의 옛이야기 4  <옛이야기 속으로>

『하동의 구전설화』와『하동군지』,『한다사 뿌리를 찾아서』,『경남 전설을 찾아서』에 실린 설화들은 모두 404편이다. 이 가운데 신화적인 이야기가 8편이고, 전설이 367편이며, 민담이 28편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신화적인 이야기가 많은 편이다. 


신화의 흔적을 간직한 설화로는 풍란의 유래를 들려주는 반야를 짝사랑한 마야고, 금오산에 돌이 많은 이유, 전국 무당의 유래를 들려주는 백무와 하동골 무당이야기, 고소산성의 유래를 알려주는 지리산 마고할매 등 8편 정도가 전해 온다.


육지나 하해 관련된 자연 전설은 모두 250편으로 가장 많다. 그 가운데 육지관련 전설이 203편이고, 하해관련 전설이 47편이다. 육지관련 전설로는 용추의 쌀 바위, 노루목 이야기, 구재봉 전설, 정안과 정안봉, 공옥대에 얽힌 이야기, 이명산의 전설 등이 유명하고, 하해관련 전설로는 왜병을 물리친 두꺼비, 두꺼비와 처녀, 사라진 청학동에 생긴 불일폭포, 도깨비보, 영지의 사연, 연지 전설 등이 전한다. 


인문관련 전설은 117편으로 그 다음으로 많다. 그 가운데 인물·행적 전설이 76편이고, 유물·유적 전설이 41편이다. 인물·행적 전설로는 정기룡 장군의 태상과 성장, 손장군 이야기, 한병사 이야기 등이 있고, 유물·유적 전설로는 칠불사 미타전, 명월다리, 아기장수와 용산대, 민다리 이야기 등이 전한다.


민담은 14편의 본격담, 9편의 해학담, 5편의 미분류담으로 나뉘는데, 본격담은 다시 5편의 현실담과 9편의 공상담으로 나뉜다. 민담으로는 못 살아도 내복 잘 살아도 내복, 나무말 타고 원님코 납작하게 한 애기중, 소금장수와 선영제사, 달님 별님, 사위한테 속은 장인, 골때미의 중매, 어거리 총각과 동정호 등이 전해 온다.


하동설화는 이와 같이 다양한 층에서 풍부하게 발달한 화소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체적으로는 설화가 잘 채록되어 있는 편인 데다가 산, 들, 물, 나무, 바위, 사람, 행적 등에 걸쳐 골고루 형성된 이야기들이 구전되고 있으며, 특히 다른 지역에 비하여 보, 강, 천, 바다, 못 등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이는 지리산의 골짜기가 깊어 산골 물이 많고, 섬진강과 그 샛강이 주민에 미친 영향 때문이 아닌가 한다. 또 가까운 곳에 남해 바다가 자리 잡은 것도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하동설화는 지역의 특색이 오롯이 들어와 앉은 이야기들과 함께 전국에 퍼져 있는 이야기들도 분포하고 있다.


하동 설화에는 전국에 분포해 있는 이야기가 곳곳에 눈에 띄는 것이 특징이다. 지리산 마고할미 이야기 줄기로는 화개면의 ‘반야를 짝사랑한 마야고’와 청암면의 ‘백무와 하동골 무당이야기’가 있고, 내 복 설화로는 하동읍의 ‘못살아도 내복 잘 살아도 내복’이 있으며, 오누이 힘내기 이야기로는 악양면의 ‘조장군과 가재다리’와 적량면의 ‘오빠보다 힘센 누이’가 있다. 또 아기장수 이야기 갈래에 드는 악양면의 ‘동자장군의 죽음’과 적량면의 ‘아기장수’ 가 전해오고 있고, 목신 이야기로 보이는 ‘소금장사와 선영제사’가 있으며, 우렁이색시 이야기와 비슷한 ‘어거리 총각과 동정호’가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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