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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민 Jul 06. 2021

함양 설화의 짜임과 속살 1

- 햠양군의 옛이야기 4  <옛이야기 속으로>

『함양군사』와『경남 전설을 찾아서』에 수록된 함양설화를 분류해 보면, 신화적인 이야기가 ‘지리산 무당설화(마천면 추성리)’를 비롯하여 육지관련 전설이 39편, 하해관련전설이 11편으로 자연전설이 50편이나 되어 가장 많고, 인물 행적 전설이 16편, 유물유적 전설이 10편으로 인문전설은 26편으로 그 다음으로 많은데, 전승되는 전체 이야기 수효를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본격담에는 현실담만 20편이 전해오고 있고 속이는 이야기인 ‘사기(지혜)담’이 4편정도 전해온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본격 동물우화‘솔개와 까치(마천면 의탄리)’가 전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인물전설 가운데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이들의 이야기가 많다. 이 곳 태수를 지낸 최치원에 관한 이야기로, 상림 제방 치수 전설에 덧붙여 어머니를 위해 뱀을 퇴치한 일화가 전해 오고 있다. 박문수가 암행어사가 되어 며느리와의 관계를 오해받고 있는 함양 땅 이진사의 오해를 풀어준 전설과 지리산에 차나무를 기르게 한 김종직과 관련된 일화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영남사림의 대표격인 정여창이 당시의 풍속에 분노하여 오봉(五峰)의 혈맥을 자른 이야기(안의면), 김일손(金馹孫)이 명당을 고른 이야기(휴천면 문정리 탄촌), 유자광의 혈맥 자른 이야기(지곡면), 유호인(兪好仁)이 벼슬을 구한 내력이 담긴 「도덕고개전설」(병곡면) 등이 유학자들의 인물전설이다. 


마천면 지리산 중턱에 있는 「영원사연기설화(靈源寺緣起說話)」는 장자못설화의 ‘금기’ 모티프를 포함하고 있다. 즉, 창건자인 영원대사가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계시를 잊고 뒤를 돌아보자 스승이 구렁이로 변하였다는 이야기이다. 도숭산(道崇山)의 「애기소(혹은 용소)전설」은 「나무꾼과 선녀 」 유형의 설화를 지형지물에 맞추어 윤색하고 있으며, 안의면의 「상사바위전설」은 이류교혼(異類交婚) 전설의 모티프를 내포하고 있다. 또 유림면의 「아버지 찾은 아들」은 제석본풀이나 유리왕이야기에 나타나는 ‘아버지 찾기’ 모티프가 들어 있다. 이 고장은 산세가 우세한 탓으로 혈맥 자르기 설화 유형이 많이 발견되는데, 수동면에는 남원양씨가 칼바위를 훼손한 전설이 전해오며,「마천아기장수전설」은 아기장수가 성이 서로 다른 세 집의 지붕에서 삼대[麻莖]를 한 개씩 빼다가 겨드랑이 밑을 찌르자 죽었다는 부분이 특이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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