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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민 Jul 27. 2021

합천 설화의 짜임과 속살 1

- 합천군의 옛이야기 4  <옛이야기 속으로>

『합천의 전설과 설화』와 『합천군사』, 『경남전설을 찾아서』에 수록된 202편의 설화는 신화적인 이야기 1편, 자연전설 125편, 인문전설 68편, 민담 8편으로 분류된다. 자연전설은 다시 육지관련 전설 89편과 하해관련 전설 36편으로 나뉘고, 육지관련 전설은 광물적 자연 전설 79편과 생물적 자연 전설 10편으로 나뉜다. 인문전설은 인물·행적 전설 38편과 유물·유적 전설 30편으로 나뉘었지만, 민담은 해학담이나 형식담, 미분류담은 발견되지 않고 오로지 본격담 8편만 확인되었다. 그 가운데 현실담이 4편, 공상담이 4편이었다. 


이 고장에는 해인사 등의 명산대찰이 있는 관계로 이와 연관된 인물설화·지명설화 및 명당과 관련된 설화 등이 전해오고 있다.


그 중의 하나로 「초계 오광대가면극의 유래에 대한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옛날 어느 대홍수 때 큰 궤짝 하나가 초계 밤마을에 떠내려 왔다. 그 속에는 탈이 가득 들어 있었으며, 또 ‘『영노전』초권’이라는 책이 들어 있었다. 이 때 이 마을에는 전염병과 기타 재앙이 그치지 않아 좋다는 방법을 다 동원해도 아무런 효과가 없었는데, 한 사람이 탈을 쓰고 책에 쓰여 있는 대로 놀이를 해 보자고 하여 그렇게 했더니 재앙이 사라졌다. 그 뒤로 이 마을에서는 해마다 탈을 쓰고 연희를 해왔다는 것이다. 이 전설은 탈춤의 원래 목적이 귀신을 쫓고 복을 맞이하려는 데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조선 태조 이성계를 도와 조선을 건국하고 한양을 도읍지로 정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무학 대사의 여러 가지 이야기, 가야면에서 전해오는 김종직의 후학 김굉필과 정여창의 ‘지동암’ 전설, 율곡면 제내리에서 전해오는 「이수대 인물전설」은 역적으로 몰려 억울하게 요절한 한 기인의 이야기로서, 영조 4년(1728)에 일어난 이인좌·정희량의 난 이후 출사(出仕)의 길이 제도적으로 봉쇄된 이 곳 사족들의 울분을 담고 있다. 내용은 이수대가 당시의 세도가 이모(李某)정승과 내기장기를 두었는데 정승이 약속을 지키지 않자 장기판으로 사정없이 쳐서 즉사시켰다는 것으로, 당시 이 지방 사족들의 분노가 반영되어 있다. 이 때 이수대를 벌하기 위하여 몰려온 말 탄 병사가 빽빽이 들어섰다고 하여 합천읍 금양리 앞들을 지금도 ‘말밀들’이라고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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