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an Bay 출발
출발!
난생처음으로 호주 여행을 가는 날이다.
부부만 가는 해외여행은 처음이다.
그동안 해외여행은 늘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이었다.
특히 결혼 후 35년을 모셨던 장모님은 거의 매번 고정 멤버셨다. ^^
대부분 장모님, 아들과 딸이 모두 함께 한 여행이었거나, 가끔은 가족 중 3~4명이 함께 했었다.
지난 1월 장모님이 돌아가신 후, 베트남에 돌아와서도 아내는 한동안 힘들어했다.
아내가 이제 좀 안정도 되었고, 그동안 수고한 데 대한 위로여행의 의미도 될 수 있을 것 같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로 인해, 최근 연일 체감온도가 섭씨 40도가 넘는 호찌민 인근의 폭염도 호주여행을 결정한 계기 중 하나였다.
호주는 한국과 계절이 정 반대인데, 초겨울 날씨 같은 가을 날씨라고 한다.
부지런한 아내는, 몇 주 전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지를 결정하고, 호텔도 순식간에 예약을 마쳤다. 여행지는 시드니와 멜버른으로 정했다. 9일간의 일정이다. 오래전 딸과 단 둘이서 호주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는 아내는, 옛 기억을 참고해 가면서 여행 스케줄을 하나하나 정했다.
우리 가족은 단체 패키지여행보다는 늘 자유여행을 고집한다. 단체 패키지여행의 타이트한 스케줄과, 동행자들과 함께 할 때의 불편함이 싫기 때문이다.
여행을 앞둔 아내의 밝은 표정이 보기 좋다.
우리는 아침저녁 시간 날 때마다 산책과 근력 운동으로 여행을 대비한 체력 보강도 해 오곤 했다.
모처럼 가는 해외여행의 설렘을 애써 진정시키며, 차창 밖으로 전개되는 번잡한 사이공 시내의 호토바이 행렬을 즐거운 마음으로 바라본다.
퇴근 차량 때문에 교통 정체가 심하다. 모처럼 사이공 시내 퇴근길 한가운데 있다 보니, 최근의 교통체증은 더 심해진 듯하다. 느린 공항 검색대 통과하니 탑승예정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요즘은 3시간 전에 공항에 가야 조금 여유를 가질 수 있을 듯하다.
밤 비행기인 데다, 8시간 반의 비행시간을 감안할 때, 맥주 한잔한 뒤, 비행기가 출발하면 한숨 푹 잠드는 게 상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