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 (午睡)

(2025년 5월 10일)

by 해송

중늙은이의 듬성듬성한 정수리에

빼곡히 채워질 머리카락 같은

헛된 바람처럼,


잔재주로 진실을 덮으려는 무리들,

끝없는 탐욕을 부리고,

거짓 언어를 쏟아낸다.


계영배 (戒盈杯) 한 잔 술로

시름을 달래 본다.


술잔을 가득 채워본다.


넘쳐흐르는 술이,

채움보다 비움이,

솔로몬의 지혜를 주는 밤이다.


깊은 밤 지나고,

오월 한낮의 늘어진 그림자가

무상 (無常)한 하품으로 찾아오면,

느린 일상을 게으른 몸짓에 맡긴다.


혼돈으로 충혈된 두 눈

시 한 편조차 읽기 어려운 그런 오후엔,

덧없는 세월

그늘진 평상 한쪽 구석에 묶어두고


그대로 그렇게,

자유인의 오수 (午睡)를 청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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