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20일)
6월 20일 (금), 푸꾸옥 섬으로 이동, 푸꾸옥 개, 쉐라톤 푸꾸옥 롱비치 리조트
베트남 최서단에 위치한 푸꾸옥 (Phu Quoc) 섬으로 가는 날이다.
캄보디아에서 더 가까운, 푸꾸옥은 ‘베트남의 제주도’라고 말할 수 있는데, 아직도 개발이 진행 중인 곳이다.
새벽 4시 반에 기상해서 준비를 한다.
공항으로 가기 위해서는, 아침 6시 30분발 사이공행 배를 타야 되기 때문이다.
7시 10분 사이공 선착장에 도착, 2대의 그랩 택시 (Grab Taxi)로 분승해서 떤선녓 공항으로 이동한다.
11시 30분 출발 예정인 비행기가 1시간 지연된 12시 30분 출발이라고 한다.
공항 내 식당에서 시원한 쌀국수로 아침을 대신한다.
베트남에 이미 몇 차례 온 서현은, 이상하리만큼 우리 부부만큼이나 쌀국수를 좋아한다.
불현듯, 26년 전 내가 베트남에 첫 발을 내 디뎠을 때가 생각났다.
당시, 국내선 비행기 연착은 없으면 섭섭할 정도로 빈번하게 발생했다.
승객이 적으면 다음 비행기와 승객을 합쳐서 출발하는 것은 다반사였다.
대통령 전용기가 없어, 급작스러운 고위직의 요청이 있을 경우, 거의 하루 종일 비행기가 결항하기도 했다.
그런 경험이 있는 나에게 출발시각 1시간 지연은 새발의 피였다.
오후 1시 반에 푸꾸옥 공항에 도착, 공항 밖을 나오니 숙소 셔틀버스 창구가 보인다.
3시 셔틀버스가 있다. 남쪽에 있는 공항에서 서북쪽에 있는 숙소까지 50분이 소요된다고 한다.
셔틀버스를 기다리며, 푸꾸옥 공항에서 쌀국수로 늦은 점심을 간단히 해결한다.
역시 베트남 쌀국수는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병원 근무로 인해 어렵게 시간을 낸 능수 부부는, 오늘 한국에서 곧바로 푸꾸옥으로 합류하는 날이다.
이미 도착해서 숙소에서 쉬고 있겠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산 능선에 바짝 붙은 먹구름이 가랑비를 부슬부슬 뿌리는 가운데 전형적인 베트남 시골길을 달리고 있는데, 구름 사이로 해님이 살짝 얼굴을 내밀고 우리 일행을 반긴다.
우기인 6월의 푸꾸옥 여행이지만, 왠지 괜찮은 날씨가 우리 앞에 이어질 것 같은 기분 좋은 느낌이 든다.
나는 25년 전 처음으로 푸꾸옥을 왔었다.
회사 지사장으로 근무할 때, 직원들과 함께 단합대회를 왔다.
당시 비행기를 처음 타 본다는 직원들이 대부분이었는데, 특히 입사한 다음 날 난생처음 비행기를 타는 신입사원은 꿈만 같아, 전날 밤새 잠을 설쳤다고 했다.
옛날에 비해 공항도 깔끔해졌고, 넓게 포장된 도로들도 시원스레 뻗어있다.
왕복 2차선 도로 양 옆으로 오토바이 전용도로가 별도로 구분된 곳이 많아, 많이 발전되고 정돈된 느낌을 준다.
도로 양 옆으로 이어지는 울창한 원시림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듯했다.
한국의 진돗개라면, 베트남의 푸꾸옥 개라고 할 정도로 용맹스럽고 총명한 푸꾸옥 개도 가끔 눈에 띈다.
푸꾸옥 개의 특징은, 말의 갈퀴처럼 등에 길게 이어진 등갈퀴와 검은 반점이 있는 혀가 특징이다.
예전에 우리 아이들이 초등학생일 때, 진돗개와 푸꾸옥 개 사이에 태어난 강아지를 키워본 적이 있어 푸꾸옥 개의 영민함을 경험한 적이 있다. 당시 우리 집 반려견, '키키'가 생각났다.
호수 하나가 입구에 자리 잡고 있는, 우리 일행의 숙소, 쉐라톤 푸꾸옥 롱비치 리조트가 모습을 드러낸다.
미리 예약해 둔 풀 빌라에 짐을 풀었다. 4 부부가 편안히 지낼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있는 2층 빌라다.
비도 그치고 해서, 우리는 호텔 셔틀버스를 타고, 푸꾸옥에서 제일 크다고 하는 ‘킹콩 마트’에 가 보았다.
우리가 생각했던 대형 마트와는 차이가 있었으나, 한국에서 온 일행들은 한국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전할 선물들을 카트에 하나씩 주워 담는다. 일정상 마트에 다시 올 시간은 없을 듯하다. 캐슈너트와 말린 열대과일이 인기가 있는 것 같다.
추적추적 오던 비가 본격적으로 사납게 내리기 시작하더니 그칠 줄을 모른다.
비도 피할 겸, 가장 가까운 베트남 음식점에서 저녁을 해결한다.
계속 쏟아지는 비로 인해 야시장 구경은 생략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내일의 일정이 살짝 걱정이 된다.
4 부부가 완전체로 모두 모인 기념으로, 와인 한 잔 하면서 하루를 마감한다.
시원하게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친구들과 마시는 와인이 상큼하고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