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1일)
열흘 전부터 동기회 카톡방을 뜨겁게 달구었던 바로 그 낚시 대회가 드디어 막을 열었다.
대회 장소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천수해상콘도 선상펜션. 총 15명의 부산중앙고를 대표하는 조사들이 참석한다.
아침 07시 50분, 구름 한 점 없는 전형적인 가을 날씨다.
집합 장소인 마산합포구 원전항 주차장을 향해 출발한다.
모두들 마음은 벌써 낚시 대회장에서 가장 큰 대어를 낚아 올리는 상상을 하고 있을 것이다.
10시경 원전항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낚싯배를 타고 해상 펜션으로 이동한다.
먼저 와 있는 동기들은 가져온 짐을 나르느라 분주하다.
선상 펜션에는 큰 방이 2개가 있어 15명이 1박 하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인다.
직접 접하는 낚시 도구 하나하나가 모두 새롭다.
1조 지도자인 정창이의 지도와 도움으로 초보자인 길수와 나는 어설픈 손짓으로 낚싯대를 드리운다.
낚시에 진심인 친구들도 낚싯대를 드리우기 시작한다.
첫 조과는 역시나 낚시 전문가인 준현이다.
오후 1시 반, 드디어 나에게도 입질이 왔다.
히트! 맛 좋기로 소문난 전갱이다.
동기들 중 세 번째로 낚아 올린 수확물이다.
나는 피교육생 신분으로, 낚시 고수들 사이에서 조과를 올린 것만 해도 대단한 성과다.
정창이도 갈치 한 마리를 낚아 올리며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여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점심식사를 알리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점심메뉴는 춘국이가 찬조한 김밥과 회장 무영이가 특별히 숙성시켜 가지고 온 여러 가지 어종의 횟거리인데, 칼잡이 준현과 정창이가 맛깔나게 썰어 푸짐하게 도마 위에 올려져 있었다.
나는 맛있는 점심 보다도, 내가 드리워 놓은 낚싯대에 자꾸 신경이 쓰였다. 비록 초보지만, 솔직히 남들만큼 인정받을 정도의 성과는 내고 싶었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파도가 일정한 속도로 끊임없이 밀려온다.
의자에 기대어 물결 위 조릿대 끝 부분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자연스레 힐링이 되는 기분이 든다.
2시 15분, 나의 두 번째의 조과. 역시 전갱이였다.
은근히 욕심이 났다. 오늘 5마리만 잡자.
그런데, 욕심이 화근이 되었다.
낚싯대 끝에 묵직한 느낌이 와서 힘껏 당긴 순간 느낌이 좀 이상했는데, 그만 줄이 끊어졌다.
옆에서 도와주던 준현이가 나에게 용기를 북돋아 준다.
낚시꾼들에게 낚싯줄 터지는 일은 병가지상사라고 하면서.
막간을 이용해 모두들 둘러앉아, 함양에서 온 원구가 가져온 귀한 은어 튀김을 맛본다.
다소간의 휴식과 커피 한잔 후, 나는 일곱 수까지 낚아 올리는 조과를 달성했다.
바로 옆에 앉아 낚시하는 길수도 갑자기 피치를 올려 5번째 조과를 올린다.
정창 지도자의 같은 문하생 두 초보들이 제일 뛰어난 성과를 올리고 있는 순간이었다.
수확한 전갱이 회와 준비위원회에서 준비해 온 고추장 양념 돼지 숯불구이를 맛본 뒤 조금 있으니, 또 저녁을 먹으러 오라고 한다. 완전 먹방 대회다.
그 와중에도, 낚시대회에 참석한 동기들은 필요할 때마다 모두들 앞다투어 다른 친구들을 위한 봉사에 앞장선다.
전갱이, 고등어와 갈치 등 우리 일행들의 조과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좋은 것 같다.
나도 12마리의 성과를 거두고 나니 긴장도 조금 풀리면서, 갑자기 밤바다의 싸늘한 날씨가 느껴진다. 친구들이 담소를 나누는 자리로 다가가니 분위기가 너무 흥겹다.
나의 낚시는 이것으로 마무리되었다.
두 번째 날 아침이 밝았다.
아침 6시 반인데도 원구 같은 부지런한 친구들은 낭랑한 목소리와 함께 부산하다.
정창이는, 초보자인 길수와 나를 위해 세팅했던 낚시 도구들을 정리하느라 분주하다.
쌀쌀한 추위 속에서도 새벽 4시까지 물고기들과 사투를 벌인 길수는 18 마리라는 경이로운 조과를 달성했다고 한다. 길수는 이제 당당한 정식 '조사'로 등극했다.
선상 펜션에서 배로 이동한 후, 마산 합포구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시상식 및 뒤풀이가 있었다.
뒤풀이에는 이 지역 유지인 대찬 친구가 동석을 했다.
용걸 교수도 수업을 마치고 합류했다.
시상식은 동수의 사회로 진행되었는데, 봉사상은 재원, 지도자상은 행규가, 다어상의 영광은 길수와 찬효, 대상은 과분하게도 내가 차지했다.
대상을 받을 명분이 전혀 없는데, 멀리 베트남에서 온 점과 처음 낚시대회에 참석한 점이 배려가 된 것 같다. 감사할 일이다.
낚시를 거의 해 본 적이 없는 나는, 이번 한국방문 기간 동안 운 좋게도 처음으로 동기회의 낚시대회에 참석할 수 있었는데, 여러 친구들의 도움과 배려로 1박 2일 일정의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내년 대회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