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지 못한 자리

(2026년 2월 23일)

by 해송

정장 차림 훤한 얼굴

고층빌딩 복도 끝

위층으로만 오르던 엘리베이터


명함집 접어 넣고

섬으로 들어왔다


두미도 선착장

마지막 배 떠난 뒤

난간 옆에 서 있었다


바람은 세지 않았다

갈매기 울음도 사라졌다


코트 자락이 한번 흔들리고

그대로 멎었다


나는

더 머물고 싶었다


밤이 어깨 위에 내려앉고

방파제 끝으로 걸어갔다


동이 틀 무렵

바다는 잔잔했다


아침 첫 배에 올라

말없이

섬을 떠났다


해송 한 그루

끝내 바람을 붙잡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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