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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송 Oct 09. 2024

유럽 여행 18일 차 - 영국 런던

(2024년 9월 27일)

런던 도착 후 3일 차다. 

아침부터 여전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영국 서민들의 대표 음식, Fish & Chips를 맛본 후, 대영 박물관 (The British Museum)을 찾았다. 


런던의 대영 박물관도 파리 루브르 박물관 못지않게 입구부터 인파가 줄지어 있다. 

1759년 현재의 자리에 개장한 이곳 대영 박물관도 작품들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일주일도 부족하다는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다.


영국 물건을 별로 없고 타국 유물이 더 많은, 장물관이라는 비아냥을 듣는 박물관으로, 현재 많은 나라에서 약탈 문화재에 대한 반환을 요구하고 있으나, 대부분 거부하고 있다.


영국의 주요 박물관들처럼 입장료는 무료이며, 기부금과 정부예산의 지원금으로 유지. 보수를 해 오고 있다. 친구는, ‘다른 나라 유물들을 약탈해 왔으니 미안해서 입장료를 안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시니컬한 멘트를 날린다.


이집트, 수단 전시관에서는 대영박물관의 명실상부한 간판급 유물이라고 하는 ‘로제타 스톤 (Resetta Stone)’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고대 이집트 상형 문자를 해독하는데 열쇠 역할을 한 이 로제타 스톤은 1799년 프랑스 육군 중위가 발견한 것을 후일 영국이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히에로글리프 (상형문자), 이집트 고유문자인 민중문자 (이두문자), 고대 그리스어로 3번씩이나 반복해서 쓰여 있는데, 전문가들에 의해 현재 대부분 해독이 되었다고 한다. 


기원전 3400년경 이집트 선왕조 시대에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미라 6구 중 가장 유명한 미라로, 붉은색 머리카락이 그대로 남아 있어 영미권에서 붉은 머리를 뜻하는 진저라는 별명이 붙은 ‘미라 진저’ (Gebelein predynastic mummies)도 전시되어 있다.


그리스, 로마 전시관에서는 ‘엘긴 마블스 (Elgin Marbles)’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을 장식한 조각상들과 부조 조각들이다. 그리스가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던 시기에 파르테논 신전에 남아있던 조각들을 영국의 엘긴 백작이 영국으로 가져온 고대 그리스 조각품들이다. 그리스 정부가 지속적으로 반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영국 정부가 묵살하고 있다.


‘랠리의 비너스 (Lely’s Venus)’ 또는 웅크린 비너스 (Crouching Venus)’라고 불리는 조각품도 잠시 감상했다.

미의 여신 비너스가 목욕 중 자신의 모습이 들키자 놀라 제 나신을 가리는 모습을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으로, 서기 1세기경 로마인들이 그리스 조각을 베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아메리카 전시관에는, 남태평양 폴리네시아에 위치한 칠레령 이스터 섬 (Easter Island)에서 가져온 거대한 현무암 조각상인 ‘모아이 (Moai)’가 눈에 띈다. 이 섬에서 만들어진 유명한 석상 중 하나로 신격화된 중요한 조상들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조각상이라고 한다. 


대략 1000년에서 1200년대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는 이 조각상은 1868년 영국 탐험대가 빅토리아 여왕에게 선물했고, 여왕이 대영 박물관에 기증한 것이라고 한다.

이스트 섬 측에서 반환을 요구 중이지만 영국 정부의 답변은 없다고 한다.


조금 외진 곳에 위치한 한국관에는 도자기와 금속활자 등 한국을 소개하는 문화재가 소규모로 전시되어 있었다. 한옥 사랑방을 재현해 놓은 한영실 (韓英室)이 눈에 띄었는데, 한국관은 박물관이라기보다는 홍보관에 가까웠다.


비도 그치기에 박물관을 빠져나와 런던탑 (Tower of London)을 방문했다. 

런던탑은 템즈 강 북안에 위치한 유서 깊은 성이자 궁전이다. 노르만의 잉글랜드 정복 이후인 1066년 세워진 요새를 기반으로 건축되었다고 한다. 


4개의 나지막한 건물과 해자를 포함한 두 겹의 성곽으로 둘러싸인 런던탑은 처음에는 궁전으로 건설되었는데 1100년부터 1952년까지는 종종 감옥으로 사용되었다고 하며, 나중에는 무기고, 국고, 머내저리, 왕립 조폐국 등으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 머내저리 (menagerie):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전시를 위해 포획된 동물들을 보관하는 공간, 동물원의 효시 


빅 벤, 런던 아이와 더불어 런던의 3대 상징물 중 하나인 타워 브리지 (Tower Bridge)로 발길을 옮긴다. 


템즈 강의 다리 중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한 타워 브리지는 1894년 완공된, 두 개의 탑으로 이루어져 있는 두개교로 대형 선박이 통과할 때에는 아래쪽 다리가 개폐되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템즈 강가에서 타워 브리지와 건너편 런던 시내 경관과 마천루 더 샤드 (The Shard)를 감상하고, 멋진 타워 브리지를 배경으로 추억 사진도 남겨본다. 


돌아오는 길에 페리를 타고 런던 브리지, 워털루 브리지 등을 통과하면서 넉넉한 템즈 강을 온몸으로 느끼며 지하철역으로 이동, 가장 최근에 만들어져 한국처럼 내부공간이 넓은 지하철을 타고, 2층 버스도 타 보고 한국 식당가가 모여 있는 High Street으로 이동한다. 오늘은 Black Cab, 2층 버스, 지하철, 페리 등 4가지 이동 수단을 모두 타 보는 날이 되었다. 


오늘도 친구의 전문적이고 정겨운 가이드 덕택에 영국에 대해 많은 것을 보고 배운 하루였다.

한국식당에 들러 오랜만에 맛있는 자장면을 포함한 중국요리를 맛보면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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